과학은 두 얼굴을 지닌다. 인류의 평화와 행복을 위해 사용되기도 하지만 사악한 폭력에 이용되기도 하는 것이 과학이다. 1868년 오늘 태어난 독일의 화학자 프리츠 하버는 과학의 이러한 야누스적 면모를 여실히 보여준 인물이다. 그는 화학사상 최대 발견이라는 '공중질소 고정법'을 발견했다. 이로 인해 질소비료의 무한공급이 가능해졌다. 그가 아니었다면 아직도 인류는 기아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을 것이다. 오늘날에도 세계인구가 섭취하는 단백질의 약 3분의1이 질소비료에서 나온다. 하지만 그는 클로린을 비롯한 여러 가지 독가스를 개발, 1차 세계대전이 독가스를 이용한 대량 살육전이 되게 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전쟁이 끝날 때까지 독일과 영국은 무려 22가지의 화학무기를 사용했다.
그는 개종한 유태인었다. 암모니아 합성과 독가스 개발로 독일에 공헌했지만 조국은 유태인 하버를 받아주지 않았다. 1934년 나치에 의해 독일에서 추방당한 뒤 1934년 1월 29일, 스위스 바젤의 한 호텔에서 심장 발작으로 숨졌다. 그의 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가 개발한 자이클론 B(Zyklon B)라는 독가스가 동족인 유태인을 죽이는데 사용된 것이다. 희생자 중에는 하버의 친척도 여러 사람 있었다.
정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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