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교환학생 프로그램 알선 아유사(AYUSA) 제프와슨 회장과 김미경 한국교환학생재단 원

입력 2009-12-03 14:05:43

"미국 교환학생은 우리나라 민간 외교관"

"진취적인 한국 학생들이 미국에 한국을 널리 알렸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한국을 모르는 미국인이 많거든요."

교환학생 프로그램 알선기관 아유사(AYUSA) 제프 와슨(Geoff Watson) 회장은 지난달 말 대구를 방문해 미국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친 학생들과 면담을 가졌다.

아유사는 미국 국무성 산하 CSIET의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주선하는 재단으로, 지난해 전세계 1천500여명의 학생을 미국으로 초청했다.

미국에 교환학생으로 가는 청소년들은 한 해 2만8천여명. 이 가운데 독일 학생이 가장 많고 2위는 브라질, 3위는 한국 청소년들이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와슨 회장은 "기대한 것보다 한국이 훨씬 좋다"고 호평했다.

와슨 회장을 초청한 한국교환학생재단(www.ksef.net) 김미경 원장은 "아직 한국은 세계 속에서 철저한 비주류"라고 따끔하게 지적했다.

"삼성, LG, 현대 등은 잘 알려져 있지만 그 기업들이 일본 기업인 줄 아는 외국인들이 많아요. '한국'(South Korea)을 처음 들어보는 외국인들도 많고요. 그런 사람들에게 한국을 똑똑하게 각인시켜줄 민간 외교관의 역할을 학생들이 하는 겁니다."

미국 공립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만 15세에서 만18세까지 중'고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으로, 교내 성적이 중상위권 이상이어야 하고 SLEP TEST 50점 이상에 영어 인터뷰를 통과해야 한다. 교환 유학기간은 6개월~1년이며 미국 학생과 마찬가지로 수업료를 내지 않고 공립학교에 다닐 수 있다. 홈스테이 자원봉사 가정에서 숙식을 해결하기 때문에 프로그램 진행 비용 등 1년에 1천250만원을 지불하면 된다.

주로 학생들은 동양인이 거의 없는 지역으로 배정되기 때문에 한국 학생들은 1년 동안 한국말을 단 한마디도 못하는 경우도 많다. 대체로 부모들은 "고생은 엄청나게 하지만 그만큼 얻는 것이 많다"고 만족해한다.

과거와 달리 유학을 보내는 부모들의 자세도 많이 달라졌다고 김 원장은 말한다. "10년 전만 해도 좋은 대학 보내기 위해 유학을 보냈다면, 지금은 '영어 하나 잘해서 스타 강사를 만들어 보겠다' '미국 간호학을 공부하기 위해' 등 구체적이고도 명확한 목표를 지닌 부모들이 많아요. 글로벌한 마인드를 심어주고 싶어하는 부모들이 많아졌어요."

하지만 미국 현지에서 한국 학생들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 홈스테이 가정들도 유럽, 일본 학생들을 선호한다. 한국 학생 가운데는 매일같이 컴퓨터 앞에 앉아 한국 사이트만 접속하는 등 소극적인 학생들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취적이고 활달한 학생들은 민간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한국을 알리고 때로는 친구들을 한국으로 초청하기도 한다.

명색이 교환학생 프로그램이지만 사실 미국 학생들이 우리나라를 지원해도 홈스테이할 가정을 구하기 어렵다. 막상 한국을 지원하는 미국 학생이 있어도 갈 곳이 없어 대학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이제 오픈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는 따끔한 충고다.

"아이들에게 독립심을 키워줄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영어 실력뿐 아니라 세계 속 한국의 위상도 냉정하게 따져볼 수 있죠."

한국교환학생재단은 12일 오전 10시 영남타워 4층 사무실에서 설명회를 갖는다. 053)753-5891.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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