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중독 예방 '자기를 존중하라'…대가대 조사

입력 2009-12-03 09:24:00

우리나라 성인 10명 가운데 1명꼴로 발생하는 도박 중독에는 자기존중감 부족, 우울과 스트레스 대처능력 부재, 직장과 가정에 대한 불만 등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40, 50대, 이혼자, 자영업자, 중소도시 거주자 등의 집단에서 도박으로 인한 문제가 일어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대구가톨릭대 정신과학연구소가 국무총리실 산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지원을 받아 도박에 중독되지 않은 일반인 67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도박 경험은 남자가 여자보다 많은 데 비해 도박의 문제성에 대한 인식은 여자가 높았다. 도박장 이용객의 경우 일반인들에 비해 충동성과 우울 측면이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험한 도박의 종류로는 화투(67.0%), 로또(63.1%), 복권(49.6%), 카지노(33.5%), 경마(17.7%), 윷(13.2%), 토토(6.7%), 장기(6.4%), 경륜(4.9%), 내기 골프(4.1%), 인터넷(3.1%) 등의 순으로 대답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문제성·병적 도박자를 대상으로 한 도박 중독 연구가 대부분이었으나 이번 연구는 일반인의 도박에 대한 인식을 도박장 이용자와 비이용자로 구분, 실증적 자료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유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진은 설문조사와 비교 실험 등을 통해 개발한 도박 예방 프로그램을 3일 대가대에서 열린 '지역사회와 도박 중독 문제' 학술심포지엄에서 발표했다. 예방 프로그램은 중독의 개념 이해-도박 중독 인식 개선-스트레스 이해 및 대응-웃고 말하는 네트워크 만들기-효과적인 의사소통-여가 가치 명료화-우울 극복과 낙관성 훈련 등 7회로 구성돼 있다.

대가대 정신과학연구소 권복순 소장(사회복지학과 교수)은 "이 프로그램은 교도소나 보호관찰소에서 충동성과 관련된 문제로 처벌받고 있는 사람들이나 도박 중독자 가정 청소년 등에 대한 활용은 물론 은퇴 이후 연금 등으로 생활하는 노인들이 도박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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