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북부는 '100세 長壽 벨트'

입력 2009-11-30 09:48:23

영주·예천·안동·문경 등…자연 환경 생활방식 먹을거리 삼박자 맞아

장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바라는 가장 소박하고 궁극적인 욕망이다. 1990년대 이후 급속한 고령화가 '무병장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됐다.

경상북도 역시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지 오래. 65세 이상 인구 가운데 85세 이상 인구가 6.8%에 진입하고 있다. 경북 23개 시·군 가운데 최고 장수 지역은 어디이며 그 비결은 뭘까.

'장수 조사'에서 쓰이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 65세 이상 노인 인구 중 85세, 90세, 100세 이상 인구 통계를 종합 분석한 결과 시 지역에서는 영주, 군 지역에서는 예천군이 최고 장수 지대로 나타났다. 또 영주, 예천을 중심으로 안동, 상주, 문경, 봉화를 아우르는 장수 벨트, 100세 벨트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평야와 산 지대가 함께 어우러진 중부 내륙 산간 지역이 천혜의 자연 환경을 제공하고, 한평생 농업에 종사하며 근면하게 생활하는 것이 경북 노인들의 장수 비결로 읽힌다.

◆최고 장수 지역=영주 장수면

영주시는 2008년 기준 경북도 인구 통계 조사에서 도내 10개 시 가운데 최적의 장수 지역으로 꼽혔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4위지만 65세 이상 노인 인구에 대한 85세, 90세 이상 인구에서 각각 1위, 65세 이상 노인 인구에 대한 100세 이상 인구(2009년 10월 기준) 조사에서 2위를 기록했다.

장수(長壽)면은 1읍·9면·9동의 영주시 행정단위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 인구에 대한 85세 이상, 90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다. 소백산 자락의 주마산이 서쪽에 위치해 있고, 중심에 흐르는 옥계천과 우곡천 좌우에 집성촌이 형성돼 있다.

'장수'라는 면 어원 역시 예사롭지 않다. 약 400년 전 화기2리 구역 집성촌에 노인들이 많다 해 장수원이라 불렸다는 기록이 있다.

장수면사무소는 최고 장수 지역으로 조사된 이유를 묻는 지난달 경북도 설문에서 '자연환경' '생활 방식' '먹을거리' 3개 분야를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꼽았다.

장수면은 평야와 산촌 특성이 함께 공존하는 중산간 지대에 위치해 있다. 마을 어르신들은 60~80대까지 평생 농사일에 매달리며 부지런히 움직인다. 농사 작물은 하수오, 작약, 황기, 도라지에 이르기까지 밭에서 나는 약초가 주를 이룬다.

면사무소에서 사회복지 업무를 맡은 서영수씨는 "어르신들이 산과 평야를 오르내리며 항상 바쁘게 움직이는 게 장수 비결"이라며 "약초 밭농사와 연계한 장수 이미지 브랜드 개발에 가장 적합한 곳"이라고 말했다.

◆100세 인구 비율 1위=예천

경북도 100세 노인 인구 통계 조사는 새천년을 앞둔 1999년 처음 이뤄졌다. 당시 주민등록상 100세 노인은 모두 89명으로 조사됐다.

그 후 10년. 2009년 10월 현재 경북도 주민등록상 100세 인구는 모두 183명에 달한다. 10년 전에 비해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경북도 면담 조사 결과 183명 가운데 30명은 무늬만 100세다. 호적을 잘못 올려 나이가 부풀려진 것이다. 실제 나이 통계 기준으로 100세 이상 노인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예천군(12명)이다. 안동(22명), 경주(20명), 영주(17명), 문경(16명)에 비해 절대 수에서 뒤처지지만 인구 비율 면에서 1위다.

100세 인구 조사에서 흔히 쓰이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 10만명당 100세 이상 인구 수로 환산하면 예천군 100세 이상 인구수는 86.5명으로 문경(85.6명), 영주(83.4명), 안동(61.4명), 경주(45.8명)보다 확연히 앞선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