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한 컷] <5> 쑥부쟁이

입력 2009-11-28 08:00:00

'배고픈 동생들 위해 쑥 캐오던 누이'에서 이름 유래

초가을 산길 길섶이나 산등성이, 절개지에까지 연보랏빛으로 흐드러지게 핀 꽃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대개 쑥부쟁이거나 개쑥부쟁이다.

쑥부쟁이란 이름은 옛날 산골마을에 아주 가난한 대장장이가 있었는데 그에게는 11남매나 되는 자녀들이 있었다. 열심히 일 하지만 항상 먹고 살기가 어려운 처지였다. 대장장이의 큰 딸은 쑥나물을 잘 먹는 동생들을 위하여 항상 산과 들을 돌아다니며 쑥나물을 많이 캐 와 동생들에게 먹였다. 마을사람들은 큰 딸을 가리켜 '쑥을 캐러 다니는 불쟁이 딸'이라고 부르고 딸이 캐는 쑥나물을 '쑥부쟁이'라 불렀다고 전해온다.

쑥부쟁이는 국화과에 속하는 다년초로 보통 무릎 정도에서 허리춤까지 자라며, 간혹 풍성한 포기를 이루기도 한다. 건조하거나 습기가 있는 곳, 어디든 잘 자란다. 꽃은 빠르면 7, 8월경에 피기 시작하지만 10월까지 계속 핀다.

가을 들판에서 만나는 것은 쑥부쟁이보다 개쑥부쟁이일 경우가 많다. 쑥부쟁이는 갈라진 가지 끝에 한 개의 꽃이 피지만, 개쑥부쟁이는 가지 끝에 여러 개의 꽃이 모여 핀다.

우리나라에는 10여종류이 넘는 쑥부쟁이 종류가 있는데, 특별한 것은 갯쑥부쟁이다. 바닷가에서 흔히 만나는 것으로 바닷바람을 이기느라 해국처럼 잎의 양면에 털이 많다.특히 섬쑥부쟁이는 울릉도에서만 자라는 특산식물이며 울릉도에서 가장 흔한 들국화이다. 울릉도 사람들 중에는 섬쑥부쟁이라면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부지깽이나물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다. 주민들의 주소득원인 산나물이다. 최근들어 섬쑥부쟁이는 대량으로 재배하고 있지만 성인봉, 태하령 길가나 숲속 어디를 가든지 야생 섬쑥부쟁이를 만날 수 있다,

김영곤 야생화연구가

감수 김태정 한국야생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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