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교실] 올바른 과학교육

입력 2009-11-24 07:03:54

우리나라 학생들은 국제학업성취도 비교평가에서 높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주관하는 2003년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문제해결력 1위, 수학 3위, 과학 4위를 차지했다. 또한 국제교육성취도평가협회(IEA)에서 주관하는 국제학력평가인 TIMSS에서도 2003년 한국은 수학 2위, 과학 3위를 하였으며 2007년에는 수학 2위, 과학 4위를 차지했다. 정말로 대단한 성적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2003년 PISA에 참가한 40개국 중에서 한국 학생들의 수학에 대한 흥미는 31위, 동기는 38위를 기록하였고 같은 해 TIMSS의 교과에 대한 자신감에서도 수학은 38위, 과학은 25위로 매우 낮게 나타났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과목에 대한 흥미도는 낮은데 평가 성적이 최고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현장에 있는 과학교사들은 그 이유를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중학교에서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학생들에게 과학에 대한 흥미를 물어보면 대부분 한결같이 재미없다고 외친다. 그 이유를 물으면 외울 게 너무 많다, 어렵다, 생각하기에 머리가 아프다 등 여러 가지다. 그러면서도 학생들은 높은 수준의 과학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수학, 과학을 하지 않으면 희망하는 대학에 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교에서나 가정에서 억지로라도 하게끔 하는데, 이러한 상황이 역설적으로 이공계 기피현상을 만들고 있다.

학업국제성취도 평가나 흥미도 조사에서 최고 권위자인 핀란드 요우니 교수는 "핀란드는 전국적인 평가제도가 없으며 학원과 과외 같은 것이 없고, 신문지면에 학교의 서열을 나타내는 기사를 내지도 않는다. 한국은 외부의 통제를 위한 투자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며 핀란드와는 대조적인 한국의 교육사정에 대해 의문을 표시했다.

또 "전국적인 평가(nation-wide tests)가 아니라 학생들에게 학습의 중요도, 선호도에 따라 배울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해 주어야 하며 학교의 자율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많은 현장 교사들도 '올바른 과학 교육이 정립되기 위해서는 학생의 자율성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자율성을 바탕으로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실험활동을 통해 자기주도적으로 직접 자료를 찾고 실험을 설계하고 수행하여 결론을 이끌어내게 함으로서 과학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고 그 속에서 과학적인 원리를 체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자연적인 체험활동을 경험할 수 있는 많은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과학에 대한 흥미를 유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학생들은 이러한 선생님들의 협조를 통해서 자율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이에 따라서 스스로 과학에 대한 학습을 하게 되며, 결과적으로 자연과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성적 향상을 이룰 수 있다.

실험과 체험활동을 통한 신나는 과학은 대학 진학에서 이공계열 지원의 증가와 자기의 최종 진로를 결정하는 계기가 되며, 이를 바탕으로 자기의 삶에서 높은 성취를 이루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용호 대구동부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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