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 평등 마스코트 탈] (上)세계탈문화예술연맹 역할과 기능

입력 2009-11-20 07:44:24

지구촌 탈 문화 조사·전승…'평화로운 세상' 이끈다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열린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열린 '2009 세계탈문화예술연맹 총회 및 학술대회'에서 관계자들이 탈 전시물을 둘러보고 있다.

세계인들이 탈·탈춤의 매력에 흠뻑 매료되고 있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설명하지 않아도, 덩실거리는 어깨춤과 탈 표정 만으로도 68억 세계인들은 함께 웃고, 함께 손 맞잡고 덩실 춤을 추고 있다. 탈 문화는 아시아는 물론 아프리카 검은 대륙에서도 인류 문명과 함께 시작돼 온 가장 오래된 문화다. 지구촌 곳곳의 나라와 도시마다 탈과 탈춤들이 대표 문화로 전해지고 있다. 68억 세계인을 아우르고 지구촌 평등·평화의 마스코트로 떠오른 '탈'과 '탈춤'의 새로움에 대한 평가가 필요한 시기다. 매일신문은 '세계탈문화예술연맹의 역할과 기능', '현대인들의 삶속에서 새롭게 태어나는 탈 문화', '인류문명과 함께 해 온 탈·탈춤문화'를 주제로 3회에 걸쳐 새로운 아이콘 탈 문화를 집중 조명해 본다.

'세계탈문화예술연맹(IMACO)은 세계 유일한 탈 문화 관련 국제기구로 자리잡아'(유네스코 방콕 사무소 티모시 커티스 문화국장), 'IMACO 태국 총회는 그동안 소홀해왔던 아프리카지역 탈 문화 연구를 본격화시키는 등 인류 문명과 함께한 세계 무형문화유산 조사 연구에 필요한 국제적 네트워크 구성을 앞당겼다.'(태국 문화부 티에라 슬룩팻 장관)

12일부터 14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열린 '2009 세계탈문화예술연맹 태국 총회 및 학술대회'에서는 하나같이 탈 문화와 관련한 IMACO의 국제적 위상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2006년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을 계기로 창립해 불과 3년여 만에 지구촌 40개국 96개 단체 및 개인 회원이 참가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국제기구로 인정받고 있다. 68억 세계인의 평등을 꿈꾸고 대륙과 인종의 벽을 뛰어넘어 지구촌을 평화로 아우르는데 본격적인 발걸음을 내디딘 세계탈문화예술연맹의 비전을 살펴보자.

◆IMACO, 탈문화 국제기구 네트워크 가능성 열다

태국 총회는 세계 탈 지도 작성, 대륙별 무형 문화유산의 체계적 분포 조사와 전승 방안 모색을 위한 국제협력 네트워크 구축 등 전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탈과 탈춤, 캐릭터 등 무형 문화유산을 조사·보존하기 위한 국제 기구들의 협력 사업들이 추진될 가능성을 열었다.

정책포럼 및 학술대회에서 IMACO와 유네스코, 아태무형유산센터, 각 국의 문화재청 및 문화부, 아세안 10개국, 국제 민간문화예술 교류협회(IOV) 등 문화유산 관련 국제 기구들이 함께 무형 문화유산의 체계적 조사와 보존 및 전승에 대해 노력하고 국제 네트워크 협력 구축을 통해 체계적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한 것.

정책포럼에서는 김휘동(IMACO회장) 안동시장이 '세계 탈과 상징 지도 제작을 제안'하는 기조 강연을 했다. 여기에서 김 시장은 "탈은 인류문화의 DNA이다. 탈 상징 지도는 인류 문화의 DNA를 드러내는 작업이며 이 작업을 통해 인류 삶, 생각을 구체적이고 과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진행된 아태무형유산센터(ICHCAP) 박성용 소장의 '아·태지역 무형 문화유산 보존을 위한 센터의 역할', 유네스코 방콕사무소 티모시 쿠르티시 문화팀장의 '아프리카 등 지역의 무형 문화재 보존을 위한 유네스코의 지원과 국제협력 네트워크 구축', ASEAN 사무국 린다 리의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문화재 보존에 대한 인적·물적 지원' 등 기조 연설에서 대부분 이 같은 김 시장의 네트워크 구성 제안에 공감했다.

이들은 세계 무형 문화재들의 체계적인 조사와 연구, 자료 수집과 보존, 전승을 위해서 국제 기구들이 나서 문화적 교류를 활성화 시키고 인적자원 개발 및 지원에 나설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번 총회에는 모두 34개국에서 탈 전문가와 학자, 정책 담당자 등이 참여해 무형 문화유산의 분포조사와 전승 방안에 대해 모색했다.

◆IMACO, 대륙별 탈 문화유산 체계적 조사·연구에 본격적으로 나서다

이번 총회의 또 다른 의미는 IMACO가 대륙별 문화유산에 대한 분포조사, 이미 조사된 무형문화유산의 체계적 보존과 전승 방안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는데 있다.

이틀간 열린 학술대회 동안 대륙별 탈 문화유산에 대한 열띤 논의가 있었다. 그동안 연구가 미진했던 아프리카 지역 탈 문화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진행돼 의미를 더했다.

13일 열린 총회에서는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등 4개 대륙별 이사 선임을 통해 국제기구로 조직을 강화시켰다. 대륙별 이사에게 1명의 이사 선임권을 부여해 2010년도 상반기 중으로 모두 11명으로 구성된 IMACO 최고 의결기구인 '이사회'가 구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2011년에 열릴 차기 총회 개최도시 선정에서 일찌감치 총회 유치를 희망해 온 인도네시아 발리섬의 싱가라자시와 MOU를 체결했다.

아프리카 이사국 케냐의 케진 칼룸 팅가 교수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탈 문화는 인류 문명이 시작되면서 함께해 왔다. 서양 열강들의 침략과 식민지 속에서도 원형을 잃지 않고 지금까지 보존해오고 있는 탈 문화의 체계적 연구가 시급하다"며 "이제 조금씩 서양 문화가 흡수되면서 전통의 모습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어 IMACO를 통한 체계적 연구와 보전방안이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IMACO, 세계 유일의 탈문화 국제기구로 유네스코(UNESCO)가 인정하다

유네스코 방콕사무소 김광주 본부장은 "태국 총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IMACO의 존재를 실감했다. 한국의 탈 도시 안동에서 시작돼 3년여 만에 국제기구로 거듭날 수 있었던 IMACO의 저력은 인류의 보편적 문화인 '탈'을 문화 도구로 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앞으로 IMACO의 활동에 유네스코가 크게 관심을 가질 것이다"고 했다.

IMACO가 앞으로 명실상부한 국제기구로 발돋움하고 대륙별 국가들의 적극적인 참여나 사업 추진 동력을 위해서는 유네스코의 긍정적 평가가 필요하다. 특히 IMACO는 회원을 50개국 이상으로 확보해 '유네스코 NGO단체 가입', 무형문화유산 협약에 대한 국가별 자문기구와 한국위원회 추천을 통해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자문기구 등재' 등 국제기구로서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IMACO를 평가하는 유네스코의 변화된 입장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김휘동 안동시장은 "현재 40개국 96개 단체 및 개인이 참여하고 있는 IMACO가 명실상부한 세계 유일의 탈 문화 기구임을 유네스코를 비롯해 국제 문화유산 관련 기구들에게 인식시켰다"며 "앞으로 안동은 세계 탈 문화 예술 중심도시로, 탈춤축제는 세계적 축제가 될 것이며 세계 탈상징 박물관 조성과 유네스코 NGO단체 가입, 무형문화유산 자문기구 등재 추진에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IMACO, 탈 도시 '안동'과 '하회탈'에서 미래를 보다

IMACO는 안동의 하회탈, 안동국제탈춤페스티발을 기반으로 태동했다. 이 때문에 탈 도시 '안동'이 세계 탈 문화를 선점하고 국제문화교류의 거점으로 정착되고 있는 것. 특히 안동의 탈 문화 미래 비전은 곧바로 IMACO가 추구해 나갈 '미션'(Mission)으로 자리 잡고 있다.

IMACO는 세계 탈과 상징에 관한 자료를 집적하고 탈과 관련된 연구사업, 3D·영상자료 등 세계 탈 문화콘텐츠 확보, 세계 탈 박물관 건립, 탈 관련 문화단체 네트워크, 유네스코 산하단체 등재 등 사업을 추진하면서 회원 확보, 총회, 세계탈전시회, 학술대회, 세계탈문화지도 작성, 연구서 발간, 도시 및 국가간 문화교류 협약 체결, 인터넷을 통한 회원 친선교류 등 일상적 활동을 전개해오고 있다.

이 같은 활동을 통해 '안동'의 위상은 세계 탈 문화예술 중심도시로 우뚝 서고 안동을 비롯한 유교문화권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록 교두보, 탈춤 축제의 세계적 탈·탈춤엑스포, 유네스코 지정 아시아 무형문화유산센터 건립 유치, 세계탈 상징 박물관 조성 등 지역 문화산업 활성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

이 때문에 안동탈춤페스티벌과 탈 의상쇼, 탈 음식, 탈 e-스포츠대회, 탈 뮤지컬 등 지역민과 지역 전체가 탈과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로 탈바꿈하고 있는 '안동'이 세계 탈 도시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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