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기 대항해 시대가 시작되기 전까지 유럽인들은 적도 근처에 이르면 뜨거운 햇볕에 바닷물이 끓어올라 선원들을 삼킨다고 믿었다. 이런 미신을 타파하는데 선봉에 선 이가 포르투갈의 '항해왕 엔히크'(Henrique the Navigator)이다. 포르투갈이 대항해시대 초기를 주름잡은 것은 엔히크 덕분이었다.
주앙 1세의 세번째 왕자로 왕위 계승 가능성이 없었던 그는 바다에 자신의 미래를 걸었다. 금·은 보화가 넘쳐났던 북아프리카의 부유한 무역도시 세우타 점령을 시작으로 아프리카 연안을 점령해나갔다. 하지만 세우타 점령은 20세기 초반까지 이어진 식민지 건설과 제국주의 침탈의 첫단추로 기록된다. 그와 그의 부하들의 아프리카 항해도 전설상의 기독교 왕국을 찾는다는 명분으로 시작됐지만 진짜 동기는 경제적 이윤이었다. 1441년 그가 아프리카로 보낸 배 한척이 노예와 금을 싣고 오면서 노예무역의 가치가 확인됐다. 당시 건강한 아프리카 노예는 한사람당 700%의 이익을 올릴 수 있었다. 그후 얼마 안돼 아프리카 동해안의 한 지역은 '노예 해안'이란 이름이 붙었다. 노예무역과 아프리카 탐험 독점권으로 막대한 부를 쌓았지만 그는 평생 독신으로 지내다 1460년 오늘 사망했다.
정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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