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전 퇴출이후 폐허화, 옛 삼성상용차 부지의 화려한 변신
9년 전 퇴출당하면서 대구 경제를 '절망'에 빠뜨렸던 삼성상용차 부지에 새로운 기업들이 속속 자리 잡으면서 '희망'이 다시 움트고 있다.
삼성상용차는 '1조5천억원 투자, 연간 매출액 2조원'이라는 장밋빛 청사진으로 1996년 문을 열었다. 그러나 외환위기로 삼성자동차와 삼성상용차 중 하나가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에 몰려 결국 2000년 12월 삼성상용차가 문을 닫았다. 자동차 생산 라인은 멈추고 공장은 녹슬고 잡초로 덮여 폐허를 방불케 했다.
그 폐허 위에 지금은 재계 12위의 STX와 대구 스타기업 등이 둥지를 틀어 새로운 도약을 예고하고 있다. 비전 있는 기업들이 속속 들어섰고, 밝은 얼굴의 근로자와 공장 건설 불도저가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대구시가 10일 밝힌 '옛 삼성상용차 부지 입주업체 현황'에 따르면 옛 삼성상용차 부지(64만2천㎡·19만4천평)에는 현재 총 15개 업체가 입주해 가동 중이거나 건설 중이다. 3일 준공식을 한 STX엔파코㈜ 대구공장(8만5천288㎡)을 비롯해 대구 스타기업인 한국OSG(2만8천623㎡), KTV글로벌(2만3천58㎡), 퓨전소프트(1만884㎡)와 희성전자(10만2천511㎡), 미리넷솔라(3만6천921㎡), 제이브이엠(2만6천255㎡), 디보스(2만4천358㎡), 화신(2만3천378㎡), 참테크(1만9천721㎡), 성진포머(1만6천432㎡), 새로닉스(1만2천498㎡), 한국파워트레인(1만1천670㎡), 대영코어텍(1만1천469㎡) 등 14개 업체가 가동 중이다. 모바일 부품 생산업체 GMS(3만9천884㎡)는 2011년 완공을 목표로 지난해부터 공장을 짓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선박·항공기 등 첨단 엔진부품과 LCD/PDP 모니터, 모바일, 태양전지·모듈, 공작 기계부품, 자동차부품 등을 생산하는 첨단 기업들이다. 9년이 흐른 뒤 이제는 한물간 자동차 산업에서 미래 신성장 산업인 첨단 산업으로 재편, 대구 미래의 희망을 쏘아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상두 STX엔파코 사업2본부장은 "9년 전 대구시민들에게 큰 슬픔을 안긴 곳에 공장 문을 열게 돼 책임이 무겁지만, 대구의 미래와 함께 성장해나가는 향토기업이라는 모토로 지역에 봉사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06년 이곳에 문을 연 한국OSG 이한우 상무는 "앞으로는 태양광 발전 및 의료기기용 고부가가치 공구 제품 생산에 주력해 대구의 선도산업인 녹색산업과 의료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는 기업으로 성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체들의 내실도 삼성상용차를 능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에 따르면 이곳에 입주한 15개 업체의 매출 예상액은 투자 완료시 모두 7조4천억원이다. 고용 인원 수는 모두 8천명에 이른다. 1996년 문을 열 당시 '1조5천억원 투자, 연간 매출액 2조원'을 약속하고 1천300여명의 임직원이 근무하던 삼성상용차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5배, 고용 인원은 6배가량 각각 많다. 이들 업체의 투자금액은 총 1조2천억원으로 삼성상용차(1조5천억원)보다 조금 적다.
성웅경 대구시 산업입지과장은 "9년 전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수치상으로는 삼성상용차의 투자 계획보다 새로 들어선 기업들의 경제 효과가 더 크다"며 "특히 이 부지가 자동차 산업단지에서 미래 신성장 동력인 첨단 산업단지로 변모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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