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윈도7

입력 2009-11-05 11:05:49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가 새로 내놓은 컴퓨터 운영체제 윈도7이 IT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PC판매량이 지난해보다 평균 40% 늘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으며 시장점유율은 출시 열흘 만에 3.67%로 집계됐다. 머잖아 시장의 선두에 설 것이라는 섣부른 전망도 나온다.

윈도는 창문이란 뜻이다. 컴퓨터 초기 운영체제인 Dos를 쓰던 시절, 영어 명령어를 모르는 이들에게 컴퓨터는 도무지 쓸 곳이 없는 애물단지였다. 하지만 윈도가 나온 뒤 컴퓨터는 일반인들에게 한층 가까이 다가왔다. 명령어를 몰라도 그저 마우스를 누르고 밀고 당기기만 하면 모든 기능이 작동되는 운영체제는 컴퓨터를 세계 모든 가정과 사무실로 들어앉혔다.

윈도의 첫 버전 1.0은 1985년에 처음 나왔지만 기능이 부족했다. 몇 차례의 업그레이드를 거쳐 1990년 출시된 윈도 3.0은 마이크로소프트에 엄청난 수익을 가져다줬고 운영체제 시장을 장악하는 실마리가 됐다. 출시 후 6개월 만에 200만 개가 팔렸으니 대단한 기록이었다. 현재 대부분의 PC에서 쓰고 있는 윈도 XP는 2001년에 나왔다. 운영체제 역사로 보면 오래된 셈이다. 2년 전 내놓은 윈도비스타가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한 탓. 마이크로소프트 역사에는 지우기 힘든 참패로 기록됐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때 업그레이드하지 않은 수요가 윈도7에는 득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IT 업계에서는 1년 안에 기존 윈도XP의 절반이 윈도7으로 교체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모니터 등 관련 산업에 미칠 영향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스마트폰이나 휴대폰 시장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전망이다.

윈도7은 빠르고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부팅 및 종료 시간이 크게 줄었으며,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는 에어로 기능 및 멀티 터치 기능 등이 특징이다. 특히 다른 기기와의 연계에 초점을 맞춘 것이 돋보인다. 윈도7을 탑재한 PC끼리 데이터를 주고받는 기능은 물론 휴대폰이나 MP3플레이어, TV 등과도 연결이 가능하다.

다양한 첨단 기능에도 불구, 윈도7의 슬로건은 '기본으로 돌아가자'(Go to the Basic)이다. 윈도비스타의 실패에 대한 반성에서 나왔겠지만,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치인이나 공무원이 유난히 많은 우리 현실에 꼭 어울리는 듯해 씁쓸하다.

김재경 교육의료팀장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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