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5년생∼1963년생 내달부터 정년도래, 올 연말 311만며 추정
다음달 말이면 대구경북을 비롯한 전국의 금융권과 대기업을 시작으로 베이비붐(Babyboom) 세대들의 은퇴가 시작된다. 베이비붐 세대는 한국전쟁 직후 태어난 1955년생부터 1963년생까지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구 밀집도가 조밀한 집단이다.
직장을 떠나는 베이비붐 세대들은 생존의 문제를 고민하게 됐고, 기업들은 향후 10년 가까이 계속될 퇴직붐을, 노동부도 대규모 은퇴에 따른 사회적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은퇴 태풍이 시작됐다
대기업이 드문 대구경북에서는 금융산업 종사자들이 가장 먼저 베이비붐 세대들의 은퇴 대열에 낄 것으로 보인다. 3천여명의 직원들이 있는 대구은행의 경우, 올해 55년생들이 사실상 정년인 명예퇴직 대상에 들어가게 된다. 만으로 따져 쉰넷의 나이에 은행을 떠나야하는 것이다.
55년~63년생 세대의 규모는 해가 갈수록 커진다. 대구은행 정규직들의 출생연도별 숫자를 살펴보자. 55년생이 24명, 56년생은 27명이지만 55~63년세대의 대명사로 불리는 '58년 개띠'가 되면 30명을 돌파한다.
이후엔 59년생이 45명, 60년생이 64명, 61년생은 84명이나 된다. 산아제한 정책이 도입되기 직전인 63년생도 84명이다.
현대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한국전쟁 이후 55년∼63년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는 2010년 추계로 모두 712만명에 이른다. 총인구의 14.6%에 달한다.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로 불리는 '단카이(團塊)세대'보다도 30만명이나 많다.
전국 712만명의 베이비붐 세대 중 실질적으로 올 연말 이후 동네 노인정 문을 두드려야할 이들은 311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퇴직과 해고 등으로 경제활동을 중단하게 될 임금노동자들이다. 매년 30만~40만명이 은퇴 대열에 합류하는 셈이며 전국 인구 구성비로 따져 10% 안팎을 차지하는 대구경북은 연간 3만~4만명이 '젊은 노인' 명찰을 단다.
◆어떤 충격이?
55년생인 금융회사 종사자는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해 퇴직금이 없는데다 무엇보다 앞으로 최소 25년을 백수로 살아갈 생각을 하니 갑갑하다"며 "장가를 늦게 간 동료들은 자녀들이 대학을 못 마친 사례도 있는데 가족 부양 걱정이 가장 크다"고 했다.
계명대 재무상담클리닉센터 허수복 부센터장은 "우리나라 대다수 기성세대들은 월급받아 집을 마련하고 자녀들 공부를 시키는데 모든 것을 바쳤다. 결국 퇴직에 임박했을 때 현금, 즉 금융자산은 거의 없고 유동화하기 힘든 집만 남게된다. 우리 노동문화를 볼 때 재취업도 불가능하다. 노후자금이 충분한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결론"이라고 했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는 내수 소비시장에 큰 변화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구에 넘치고 있는 중대형 아파트 미분양이 '영구 악성'으로 남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과거 중대형의 주요 소비층이었던 40, 50대가 베이비붐 세대에 편입, 큰 아파트를 사기 힘들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은퇴 이후엔 소비를 급격히 줄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60대 이상 가구의 소비 규모는 40대 가구의 65%, 50대 가구의 70%에 그친다.
한편 정부도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세금을 낼 사람은 줄고 사회보장비용은 늘어 재정악화를 불러올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어떤 대책이?
노동부는 최근 '50+세대 일자리 대책'을 만들었다. 50+세대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시작되면서 정부가 새로이 만든 용어다. 우선 내년부터 재직 중인 고령자에 대해 고용연장 조치를 하는 기업주나 근로자에 대한 지원을 1만6천명 규모로 확대한다.
또 노사간 합의를 통해 일정연령을 기준으로 임금을 줄이도록 조정하고 일정 기간 동안 고용보장을 하는 '임금 피크제'를 도입하면 최대 6년까지 근로자의 임금 일부를 노동부가 준다. 또 지원대상을 내년엔 올해보다 3배 가까이 늘린다.
이와 함께 정년 연장을 한 사업장에 대해서도 사업주에게 재정지원을 한다. 정부는 베이비붐 세대들의 전직을 위해 기업 전직센터 설치비도 지원하기로 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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