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수익보다 계열 운용사 중시
그동안 여러 말이 있기는 했다. 시중은행에 가면 해당 은행 계열의 자산운용사가 만들어놓은 펀드만 열심히 판다는 것이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펀드 수익률은 불 보듯 뻔하다. 수익률이 낮게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은행들이 실제로 이 같은 일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은행과 같은 계열의 자산운용사에 대해 펀드 몰아주기를 해온 것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신학용(민주당) 의원은 금융감독원이 제출한 각 금융회사의 공모펀드 신규 판매 계좌 수와 판매 잔액을 분석한 결과, 6월 말 기준 은행계열 자산운용사 펀드의 계열사 판매 비중이 판매잔액의 79.0%, 계좌 수의 90.3%에 각각 이른다고 최근 밝혔다.
각 금융회사들이 신규 판매한 적립식펀드에서 계열 자산운용사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도 비은행계 자산운용사는 판매잔액 기준 27.0%, 계좌 수는 23.0%에 불과한 반면 은행계 자산운용사는 판매잔액 기준 91.9%, 계좌 수 기준 88.0%에 이른다.
금융회사들이 판매한 계열 운용사의 적립식펀드 판매잔액은 약 88조원에 달한다.
특히 하나UBS자산운용의 경우, 하나은행과 하나대투증권에서 판매한 적립식펀드 규모가 판매잔액의 98.3%, 계좌 수로는 97.8%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10개 은행의 판매 실적 상위 10개 펀드를 분석한 결과 하나은행은 판매 실적 상위 10개 중 계열사 펀드가 절반을 차지해 다른 은행들에 비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 의원은 "은행들이 수익성이나 상품성은 무시한 채 계열사 이익을 위해 계열 운용사의 펀드 판매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며 "이는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일 뿐 아니라 공정거래법상 계열사 부당 지원 행위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계열사를 통해 판매된 펀드의 수익률은 어땠을까? 결과는 뻔했다.
2007년부터 올해까지 10개 은행의 판매상위 10개 펀드의 수익률은 25.0%(2007년),-25.9%(2008년), 20.0%(2009년)였으나 계열사 상품의 수익률은 각각 29.3%,-26.9%,18.7%에 그쳤다. 2007년을 제외하면 지난해와 올해 전체 펀드 평균 수익률에 미치지 못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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