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생 많았던 일부 학교들 전국 100위권…"실제 경쟁력 보기 힘들어\
전국 고교의 2009학년도 수능 성적이 12일 공개되자 대구지역 교육계에서는 진학지도 취약으로 인한 재수생 양산, 상위권 학생들의 수성구 편중 부작용 등 지역 학력이 전반적으로 떨어진 원인이 드러났다며 대책 마련을 주장하고 있다.
이날 공개된 자료 가운데 영역별 1등급 학생 비율이 전국 100위 내에 든 대구외고, 경신고, 정화여고 등은 평준화지역 고교 가운데 상위권을 차지했으나 재수생 숫자가 너무 많아 고교 자체의 경쟁력이라고 보기는 힘들었다. 대구외고의 경우 언어·수리·외국어 3개 영역에서 전국 7~11위에 올랐으나 응시자 수가 258명으로 나타났다. 대구외고의 학년당 인원이 180명인 것과 비교하면 전년도 졸업생의 40% 이상이 재수를 택한 것. 경신고의 경우 수능 응시생은 820명 정도로 500명이 조금 넘는 졸업생 가운데 무려 300명 이상이 다시 수능을 치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화여고 역시 응시생 685명 가운데 150명 가까이가 졸업생이어서 재수를 꺼리는 여학생들의 경향에 비해 높은 수치를 보였다. 올해 경우 수능 응시생 58만8천여명 가운데 재수·삼수생은 13만여명으로 22.1%였다.
한 학원 관계자는 "수성구 고교들은 수능 1등급을 비롯해 상위권 학생이 많지만 의대를 비롯한 특정학과 선호가 심하고 진학지도가 원활히 이뤄지지 못해 졸업생의 대학 진학률이나 진로 만족도가 그만큼 떨어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수능 성적에서 상위권에 포진한 대구 고교들의 입시 결과는 다른 지역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가 공개한 최근 10년간 전국 고교별 합격자 수를 보면 대구외고는 1999년 이후 10명이 가장 많았고 2008학년도에는 5명에 그쳤다. 대원외고 71명, 명덕외고 34명, 한국외대부속외고 20명, 한영외고 20명 등 2008학년도 수도권 외고들의 합격자 수에 비하면 내신 불리를 원인으로 꼽기 힘들다.
수성구 고교들의 하락세도 두드러진다. 경신고의 경우 1999, 2000학년도에 서울대 합격자를 30명 이상씩 배출했지만 2008학년도에는 13명에 그쳤다. 2004학년도에 24명이었던 대륜고는 2008학년도에 11명, 2000학년도 21명이었던 오성고는 2008학년도 7명, 2000학년도에 30명이었던 덕원고는 2008학년도 5명으로 각각 떨어졌다.
대구시 교육청 이희갑 장학관은 "상위권 학생들이 수성구에 몰리고 있으나 고교 간 경쟁이나 수시모집을 비롯한 진학지도 체계화 등에는 수성구가 오히려 소홀하다"며 "2, 3개 구가 경쟁하며 전체 성적을 끌어올린 광주의 사례를 보면 대구 전체 학력 향상을 위해 수성구 쏠림 현상을 줄이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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