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산미술제 내일 막 오른다

입력 2009-10-06 15:27:04

13일까지 봉산문화거리서, 김인 作 빵만으로 살 수 있다 등 출품

▲김인 작
▲김인 작 '빵만으로 살 수 있다'
▲박일용 작
▲박일용 작 '들꽃'

10월에는 대구 유일의 문화예술거리인 봉산문화거리에 눈과 귀를 빼앗겨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이곳에서 7일부터 13일까지 '제17회 봉산미술제'가 열린다. 문화거리내 15개 화랑에서 유명 작가 25명의 작품을 선보인다. 또 문화거리내 봉산문화회관은 개관 5주년 기획전시로 '미술-사람을 보다'전을 7~18일(월요일 휴관) 연다. 영상, 설치, 회화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작가 6명이 들려주는 재미있는 미술 이야기를 듣고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전망. '소통, 즉 사람을 지향하는 미술'이 이번 전시의 주제이다.

◆봉산미술제

7일 오후 4시 남성 앙상블 '이깐단띠'의 공연(봉산문화회관 광장)으로 막을 연다. 보다 색다른 체험을 위해 천연염색 및 도자기 핸즈페인팅 체험, 와인 무료시음회 등이 전시기간 내내 펼쳐진다. 문화거리를 둘러보는 시민들의 편의와 볼거리를 위해 환경조형물 '쉼터-의자'를 설치한다. 문화거리내 아름다운 공간도 창출하고, 쉼터도 제공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뉴욕과 서울을 오가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서양화가 양성순은 강렬함이 배어나는 야수파의 색감과 테크닉이 조화를 이룬 작품을 선보인다. 김명순은 의인화된 말과 새, 새장을 빠져나온 새, 흰색의 꽃무늬가 수 놓여진 화사한 치마를 입고 있는 여인 등의 소재를 통해 신비스런 느낌을 전한다. 이도현은 비밀, 수수께끼, 패러독스 등의 주제를 통해 마치 어두운 꿈을 꾸는 듯한 몽환적이고 긴장감 넘치는 작품을 선사한다. 사진작가 심문섭은 카메라의 결과물인 사진 위에 덧칠을 함으로써 낯 익은 풍경의 낯섬이라는 예상 밖의 우발적 느낌을 전하고 있다. 양준호는 인간 세계와 하늘의 신성을 이어주는 전달자이자 성령의 대리인으로 새를 묘사하며, 박주호는 '밥' 이야기를 통해 삶에서 오가는 수많은 관계와 소통의 간절함을 들려준다. 박일용은 고독한 자연의 표정을 고발하지만 한편으로는 예술이 자연에게 돌려주는 내적 기쁨도 고백한다. 김인은 빵을 비롯한 일상의 다양한 소재들이 우연하고도 익숙하게 배치돼 어색한 충돌을 낳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안미선은 스스로 생명력을 가진 주인공으로 고양이를 택해 진부하고 심심한 일상에 생동감을 더했다.

◆미술-사람을 보다

7일 오후 3시에 열리는 '작가와의 만남'에서 참여 작가 소개와 작품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시민과 작가가 미술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별표 참조)이 마련되며, 퍼포먼스로 '색깔있는 과일 및 채소 맛보기'도 진행된다. '미술을 보면 사람을 바라보는 미술가가 보인다'를 이번 전시의 시점으로 설정했다. 미술이 어렵다는 것은 작가와 작품에 대한 이해의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은 아닐까?

류재하는 멀디미디어 영상을 통해 '예술과 과학의 지향은 사람에 있지 않을까?'라고 되묻고 있다. 백기영은 빨간색의 '카로티노이드(Carotinoid) 가게'처럼 영양분을 공급하는 먹을거리에 관한 연구를 진행한다. 임창민은 '회전하는 선풍기-마인드 컨트롤'이나 '불나방' 등의 작품을 통해 한계 안에서 일정한 심리적 행위를 무한히 반복하는 인간을 상징한다. 정병국은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회화 이미지를 통해 작가가 그려내는 인간 이미지도 우리시대 문화의 상징이라는 의미를 담아낸다. 하광석의 최근 작업은 불이 꺼진 초와 타오르는 촛불 그림자의 결합 등 시각적 조작을 통해 엉뚱하고 재미있는 상상, 유머 등 창의적 상상을 자극한다. 허양구는 그림 속 현대인의 시선이 관객의 시선과 마주하도록 설정해 관객 자신이 스스로의 인간적 공허감을 되돌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봉산미술제 사무국 053)427-7737, 053)424-1442. 봉산문화회관 053)661-3081~2.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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