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기 과수농민들 깊어가는 한숨
올해는 유난히 비가 많아 과수 농사를 생업으로 하는 농민들에게는 힘든 한 해였다. 수분 과다로 인한 열과와 습한 날씨로 인한 병해충 피해도 어느 해보다 많았다.
이제 마무리 수확이 한창인 복숭아나 자두의 경우에는 당도가 낮아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판매에 애를 먹고 있다. 그나마 가격 형성이 제대로 되지 않아 농민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다행히 농민들은 추석을 앞두고 도시민들의 과일 소비에 기대를 걸고 있는 모습이다.
복숭아 농사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김월식(63·경산시 점촌동)씨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포도가 다행히 잘 익어 주어서 희망을 가져봐야겠다"며 복숭아 농사에 실망한 마음을 스스로 추스르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풍년 농사를 짓고도 가격 하락으로 힘들었던 대추 농사는 올해도 좋은 작황을 보이고 있다. 주렁주렁 달린 열매를 보며 기뻐하는 농민들의 얼굴 한편에는 걱정스러워하는 모습도 읽을 수 있다.
30년 가까이 경산에서 대추 농사를 짓고 있다는 이상식(56·경산시 남산면 경리)씨는 "올해도 유례없는 풍년을 예상하지만 출하 가격이 걱정스럽다"며 "이제 우리나라 과수 농민들의 생산 기술은 세계 어느 나라에 내 놓아도 손색이 없다. 문제는 수입 농산물로 인한 가격 하락이 걱정일 뿐이다"며 씁쓸하게 입맛을 다셨다.
막바지 복숭아 수확에 여념이 없다는 강태희(53·경산시 진량읍 평사리)씨는 "5kg 천도 복숭아 한 상자에 1만원, 흑포도 한 상자에 5, 6천원씩 거래되는 상황에서는 포장재를 비롯해 농사비는 고사하고 인건비도 건지기 힘들다."며 얼굴을 붉히기도 했다.
이들은 이번 추석에 고향에서 생산되는 우리의 농산물을 애용함으로써 힘들어 하는 농민들에게 희망을 전해달라는 말을 잊지 않는다.
글·사진 이명준 시민기자 lmj3363@hanmail.net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