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능인을 대접하는 사회 풍토가 필요하다

입력 2009-09-08 10:56:41

우리나라가 제40회 기능올림픽에서 종합우승했다. 1967년 제16회 대회를 시작으로 25차례 출전해 16번째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한 것이다. 이번 우승으로 우리나라는 역대 우승 횟수에서 2위 일본(6회), 3위 스위스(3회)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며 세계 최고의 기능강국임을 재확인시켰다. 자랑스럽고 가슴 벅찬 쾌거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들이 이룩한 금자탑의 그늘에는 기능인을 대접하지 않는 우울한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 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기능올림픽 우승자는 카퍼레이드를 벌일 정도로 국민적 영웅 대접을 받았다. 수상자에 대한 병역혜택도 2012년부터 산업기능요원제도 폐지와 함께 사라진다. 전문계 고교 졸업자의 70%가 대학 진학을 선택하는 것은 기능인 경시 풍조에서 비롯한 측면이 크다. 기능올림픽 기술대표를 맡고 있는 서승직 인하대 교수가 우승 직후 "기능인 우대까지는 필요 없고 제대로만 대우해 달라"고 한 것은 기능인이 우리 사회에서 어떤 대접을 받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세계가 찬탄해 마지 않는 우리의 경제성장은 탄탄한 제조업 기반 덕분이었다. 그 제조업을 이끈 주역은 바로 기능인들이었다. 첨단 기술도 산업현장에서 이를 제품화할 수 있는 기능인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독일과 일본이 높은 숙련도를 지닌 기능인을 존중하고 우대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도 이를 배워야 한다. 기능인이 직장에서 대접받고 사회에서 존경받는 풍토를 만들지 않고서는 우리 산업의 미래는 장담할 수 없다. 기능인을 존경하는 사회가 되면 '묻지마 대학 진학'으로 인한 사회 전체의 낭비와 비효율도 개선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기능인 지원 체계의 강화는 물론 기능 경시라는 우리의 사고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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