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입' 장악…수도권 중심 사고 지적도
8·31 청와대 개편은 인적 쇄신보다는 조직 개편의 성격이 짙다. 외부에서 수혈된 사람은 권재진 민정, 진영곤 사회정책, 진동섭 교육과학문화 수석 등 세 명뿐이다. 대신 '왕의 남자'로 분류되는 기존 핵심 측근들의 위상은 훨씬 높아졌다. '한 번 써본 사람을 계속 쓴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인사스타일을 재확인시켜준 셈이지만 '회전문 인사' '돌려막기'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우렁차게 승전고를 울린 이는 이동관 신임 홍보수석이란 평가다. 그는 현 정부 출범 이후 세 차례의 인사에서 '생존'한 유일한 수석이다. 대변인실과 홍보기획관실의 기능을 합쳐, 국정 홍보와 대언론 분야를 총괄하게 됐다. 공동 대변인을 포함해 언론, 홍보, 국민소통비서관, 춘추관장 등 산하에 비서관이 무려 6명에 이른다. '왕 수석'이란 이야기가 결코 허언이 아니다.
이 수석에 대한 이 대통령의 신임은 남다른 것으로 알려져있다. 정치부 기자 출신으로 순발력도 돋보인다. 하지만 대통령의 최측근 참모로서 이 대통령과 국민 사이의 소통을 방해했다는 지적도 심심찮게 받는다. 지난해 촛불정국 당시에는 여당 내부에서조차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일부에서는 엘리트주의가 강하고 지나치게 수도권 중심의 사고를 갖고 있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특히 그는 영남 인사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2명의 대변인(박선규 김은혜)에 호남 출신을 앉혔고, 서울 신일고 후배인 박흥신 언론1비서관을 통합 언론비서관에 발탁한 반면 경남 출신인 배용수 전 춘추관장과 대구경북 출신 행정관을 청와대에서 내보내 나오는 소리다.
언론에서 4대 권력기관장 등 일부 인사나 미약한 근거를 들이대 영남 편중 인사라고 문제삼을 때도 이 수석은 이를 적극 방어하기보다 사실로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수차례 해 '반(反) 영남 정서'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정치권의 의심을 사기도 했다.
대통령의 남자 이 수석이 집중된 권력을 어떻게 소화해낼 지 주목된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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