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도우미 1339] 독버섯

입력 2009-08-31 07:00:00

섭취 후 증상 늦을수록 독성 강할 가능성

몸에 좋은 음식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특히 남성 중엔 '몸에 좋다'는 음식이라면 어디든 찾아가 직접 먹어야 하는 식도락가도 적잖다. 여러 가지 건강식에 들어가는 재료 중 버섯은 대부분의 음식과 잘 어울리고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다. 버섯은 맛도 좋고 각종 영양소도 골고루 함유돼 있어 건강 및 질병 예방에 좋다. 하지만 버섯을 잘못 먹어 질병에 걸리는 경우도 적잖다. 야외에서 야생버섯을 채집, 식용해 중독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버섯은 약 5천종 정도로 추정되고, 육안으로 구별이 가능한 종류는 500여종 정도 된다고 한다. 나머지는 현미경으로만 구분이 가능하다. 이 중 식용 가능한 것은 350여종이고, 90여종이 독버섯, 20여종은 생명에 관계되는 치명적인 독성을 가진 버섯이라고 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독버섯은 여름과 가을에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야외에서 흔히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야외 활동이 많은 요즈음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보통은 버섯에 중독이 돼도 증상이 없거나 구토, 설사 등의 위장관 증상을 일으키는 정도로 끝나지만 경우에 따라선 환각, 호흡부전, 간부전, 신부전을 일으키거나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섭취 후 2시간 내에 증상이 나타나면 쉽게 회복이 되지만 6시간 후에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심각할 가능성이 크다. 버섯의 종류에 따라서는 섭취 후 며칠 지난 뒤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증상은 버섯의 종류에 따라 다르고 여러 종류의 버섯을 함께 먹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버섯의 종류 보다는 증상에 기초해 치료를 해야 한다. 나타날 수 있는 증상으로는 구토, 설사, 복통, 두통 및 근육통 등 급성 식중독과 유사한 증상, 환각, 경련 등의 신경학적인 증상, 고혈압, 빈맥, 타액분비, 저혈압 등 각종 증상이 모두 나타날 수 있다. 또 버섯을 먹으면서 술을 함께 마실 경우 알코올 분해가 억제돼 특이한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가 아니면 식용버섯과 독버섯을 완벽하게 구분하기는 어렵다. 특히 독버섯 중에는 먹는 버섯과 비슷하게 생긴 것도 있고 식용버섯 성분에 독성분이 함유돼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민간 속설이나 자신의 지식을 과신해선 안 된다. 책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 독버섯 식별법을 알 수 있지만 경험이 적은 일반인이 식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야생버섯은 일단 독버섯이라 생각해 먹지 않는 것이 버섯중독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만약 야생버섯을 어쩔 수 없이 먹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술과 함께 먹는 것을 삼가고, 모르는 버섯이나 여러 종류 버섯을 한꺼번에 먹는 것은 피해야 한다. 또 중독 증상이 나타날 경우엔 증상이 있든 없든 함께 먹은 사람 모두 바로 구토를 하고 최대한 빨리 병원으로 가야 한다. 병원으로 가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119에 신고, 이송 요청을 하거나 각 지역 1339로 전화해 전문 구조 요원이나 의료진의 처치 지도를 받아야 한다.

이호준기자

도움말·김정호 대구 1339 응급의료정보센터 의료업무실장(응급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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