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청소년 수영 등 무료 이용권
초등학교 6학년인 이민후(가명)군은 태권도를 배운 지 5개월째다. 가난한 집안 형편 때문에 학원이라고는 엄두를 낼 수 없었지만 정부가 '스포츠 바우처' 제도를 시행하면서 태권도를 시작하게 됐다. 뚱뚱한 몸매 탓에 움직이기 싫어하고, 가난한 집안 형편에 마음에도 숱한 멍이 들었던 민후는 운동을 시작한 이후 몰라보게 달라졌다. 민후가 다니는 태권도학원 관장은 "민후가 처음엔 이기심이 강하고 다른 친구들을 배려할 줄 몰라 늘 외톨이로 지냈지만 지금은 친구들과 스스럼없이 잘 지내는 명랑한 성격으로 변했고 인사성도 무척 밝아졌다"고 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3월부터 저소득층 청소년들에게 '바우처'(체육프로그램 등록권)를 지급해 지정된 스포츠 시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한 스포츠 바우처 사업이 인기를 얻고 있다. 제도 시행 후 5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대구의 경우 모두 1천600여명(누적)의 저소득층 청소년들이 바우처를 이용했다. 학생들은 수영(56%)을 가장 선호했으며, 태권도(24%) 수강이 뒤를 이었다. 그 외에 농구, 축구, 댄스, 합기도, 우슈 등도 학생들이 즐겨 하는 스포츠 종목이었다.
스포츠 바우처는 기초생활수급가구 중 초·중·고교생들을 대상(초등학생 우선 지원)으로 매달 6만원 이내의 스포츠시설 이용료를 지원하고 있다. 용품 구입비도 첫회 6만5천원 범위에서 지원된다. 운동을 위해서는 도복이나 수영복 등의 장비가 필수기 때문이다. 예산은 국민체육진흥기금에서 50%가 지원되고, 나머지는 지자체 예산으로 충당된다.
대구시내 한 스포츠센터에서 수영을 배우고 있는 K군은 "엄마에게 아무리 졸라도 비싸다는 이유로 수영장 근처에도 못 갔는데 공짜로 배울 기회가 생겨 너무 좋다"며 "방과 후에는 집에서 컴퓨터를 하거나 동생이랑 둘이 놀았는데 수영을 시작하고는 지루하지 않다"고 좋아했다.
하지만 대상자들에 비해 예산이 턱없이 적은 데다 일부 구청의 경우 특정 종목으로 한정하고 있어 학생들의 다양한 욕구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수성구의 경우 고작 15명이 최대 지원 인원이고, 가장 많이 지원되는 달서구 역시 한 달 95명까지만 지원할 수 있는 데다 종목도 수영 하나로 한정돼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내년까지 시범운영한 뒤 2011년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가면 좀 더 많은 학생이 다양한 스포츠 종목을 즐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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