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을 돋보이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방송의 꽃' 아나운서와 MC, 리포터가 그들이다. 우리들은 TV나 라디오를 켤 때마다 그들의 정감어린 표정과 진행에 웃고 즐거워한다. 각 영역에서 두드러지게 활약하고 있는 그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화면을 통해 우리에게 찾아오고 있으며,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 주인공들을 직접 만나 알아봤다.
지역의 스타 아나운서를 꼽으라면 대구MBC 지동춘(37) 아나운서를 빼놓을 수 없다. 연예인 못지 않게 팬클럽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2년 전 영화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에 출연하면서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했다.
경력 12년차로 입사 후 MC편성 프로그램에 빠지지 않고 출연할 만큼 방송사 간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금도 TV 오전뉴스에다 TV메디컬 '약손'과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여론현장', 프로야구 라디오중계 등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서울 출신인 그는 원래 대학 때 교사 준비를 했다. 하지만 졸업하기 전 친구의 권유로 우연히 치른아나운서 시험에서 의외의 좋은 성적으로 합격했다. "특별한 준비 없이 아나운서 시험을 봤는데 최종 시험까지 통과하더라고요. 그때부터 자신감을 얻고 아나운서 준비를 했죠."
그러던 중 대구MBC에서 스포츠 캐스터를 뽑는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는 당시 '왔다' 싶었다. 어렸을 때부터 스포츠광이었기 때문. "보통 TV로 농구나 배구 중계를 하잖아요. 저는 카메라를 롱샷으로 잡더라도 웬만한 선수 이름을 알 정도였어요. 하지만 캐스터들은 중계하면서 선수 이름을 심심찮게 틀리게 말하더라고요. 가끔 답답해서 TV 음성을 줄이고 들을 정도였어요."
그는 입사 후 2주 만에 생방송에 투입됐다. 처음 방송할 때는 어떻게 진행했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생방송이 오히려 녹화방송보다 편하다고 느낀다. 녹화방송을 할 때는 긴장이 좀 풀려 NG가 많이 나는 반면 생방송 때는 긴장을 어느 정도 하니까 집중력이 높아진다는 것.
하지만 생방송은 언제든 예기치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마련. 그도 예외일 수 없다. "뉴스 들어갈 때 '필방'(톱 뉴스는 아니지만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뉴스)이 있는데요. 원래 담당PD가 사전에 '필방' 있다는 것을 이야기해줘야 별도로 원고를 챙겨놓는데 생방송 중에 '필방'이라고 이야기하더라고요. 뉴스는 무사히 끝냈지만 그 시점에서 너무 당황해서 카메라가 저를 잡고 있었는데도 10초 정도 원고를 뒤지면서 헤맸던 적이 있어요."
최근에는 프로그램 중에 VCR이 잘못 방송된 적이 있다. 이른바 방송사고가 난 것인데 그럴 때는 무조건 카메라가 MC를 잡는다. 3분 정도 애드리브를 해야 하는데 마침 봉하마을을 다녀온 경험이 있는 상대 여자 아나운서가 그 느낌을 잘 표현해 무사히 넘어갈 수 있었다.
"요즘도 방송사고가 나면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죠. 하지만 과거에 비해 여유로워진 것 같아요. 나중에 방송을 보면 긴박한 상황에서도 유연해진 제 자신을 발견할 수 있거든요."
그는 요즘도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자신의 책상에 있는 거울을 보면서 표정연기를 꾸준히 하고 있는 것. "목소리도 꾸준하게 연습하고 있어요. 아나운서로서 상대적으로 목소리가 왠지 부족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시청자들은 느끼지 못하지만 방송을 할 때마다 여러가지 형태로 진행하고 시행착오를 거쳐 가장 좋은 목소리를 찾고 있어요."
그는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카메라 앞에서 얼마나 자유로운가를 생각해야 된다고 했다. 평상시는 활달하다가 카메라 앞에만 서면 당황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면을 잘 고려해야 한다는 것.
그는 아나운서가 '천직'이라 여긴다. 다시 태어나도 아나운서나 스포츠기자를 하고 싶어 할 정도. 항상 즐겁게 방송하는 모습이 오랫동안 그가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는 비결일 것이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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