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이도현
# 방청객 반응 없을 때 가장 난감
현재 TBC와 대구교통방송 등에 출연하면서 지역의 대표 MC로 우뚝 선 이도현(39)씨. 하지만 한때 그는 발음 때문에 애를 많이 먹었다. "무척 고생했지요. 대구 토박이다 보니 경상도사투리가 심했거든요. 자연스럽게 표준말이 나올 때까지 7, 8년이 걸린 것 같아요." 틈날 때마다 TV나 라디오에 나오는 아나운서들의 발음과 억양을 그대로 따라했다.
그는 대학 다닐 때 레크리에이션 강사로 활동했다. 레크리에이션 일은 MC로 들어서게 된 밑거름이었다. "대학 동아리 활동에서 여름'겨울방학 때 자원봉사를 가는데 당시 놀이 부문을 맡은 것이 인연이 됐죠. 이후 레크리에이션 자격증을 따면서 레크리에이션 일을 본격적으로 했어요. 졸업 직후인 1995년 건설회사 (주)청구에서 행사 때 MC를 맡았죠. 그때 PD 눈에 들어 안동MBC에서 MC 생활을 하면서 본격적인 MC 길을 걷게 됐죠."
그는 MC의 매력을 뭐라고 생각할까. "무대에 올라가서 이야기를 시작하면 그 순간만큼은 여러 사람이 저를 집중하잖아요. 그때 짜릿함을 느껴요. 마치 주인공이 된 듯하죠."
하지만 이곳저곳 행사나 현장을 가다 보니 예기치 않은 상황도 자주 발생한다. 그럴 때는 한숨이 나온단다. "아무래도 '술이 원수'입니다. 행사 진행 중인데 방청객 가운데 술을 마시고 시끄럽게 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죠. 그때는 뾰족한 수가 없어요. 그저 웃으면서 달래는 수밖에 없죠." 얼마 전에는 정말 곤혹스러웠다. "최근 율하지구에서 행사가 있었어요. 국민의례 순서였는데 시간상 약식으로 진행했죠. 그런데 갑자기 한 보훈단체 회원이 일어나서 "왜 묵념을 안 해"라고 버럭 소리를 지르는 거예요. 할 수 없이 양해 코멘트를 했는데도 계속 소란을 피우더라고요. 그냥 무시했죠."
또 진행을 열심히 하는데도 방청객들이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을 때 정말 힘들다고 한다. 어떻게든 반응을 이끌어야 하는데 그럴 때는 뚜렷한 방법이 없는 것. 계속 방청객들의 반응을 이끌려고 유도하는 수밖에 없다.
그는 MC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뭐니뭐니 해도 '재치'라고 했다. "MC에게는 애드리브가 많이 필요한데 재치가 없으면 어렵죠. 절반은 타고나야 하고 나머지 절반은 지식이죠. 신문 구독이나 독서 등을 통해 꾸준히 공부해야 하죠." 그는 대학 동아리 자원봉사 때 레크리에이션을 맡으면서 실전처럼 연습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젊은 MC들 가운데 자신의 입담만 믿고 무대에 서는 경우가 더러 있죠. 하지만 대부분 몇년 있다 사라집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지식을 쌓고 자기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해요."
◆TBN대구교통방송 이수정 교통캐스터
# 원고 없이 CCTV 보며 진행
"명덕네거리에서 건들바위네거리 방향 교통량이 많습니다. 칠곡운전면허시험장네거리에서는 신호를 두 번 정도 받아야 하네요."
TBN 대구교통방송 교통캐스터 이수정(33'여)씨는 매일 아침 출근시간에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운전자들을 찾아간다. 그녀는 대학 시절 우연히 교내 패션쇼 진행을 맡았다. 대구가 고향인데도 경상도 사투리를 사용하지 않는데다 특유의 정감어린 진행으로 우연히 방송사 PD 눈에 띄었고 잠시 대구MBC에 리포터로도 활약했다. 그걸 계기로 10년 전 TBN 개국 때 리포터로 뽑힌 것. "개국하기 전에 1개월 정도 교육을 받았지만 거의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었어요. 요즘은 방송아카데미를 다니면서 준비를 굉장히 많이 해서 방송국에 들어가잖아요. 하지만 저는 현장에서 부딪치면서 배웠죠. 초반에 무척 고생을 많이 했어요."
그녀는 2년 동안 TBN에서 일하다 7년 정도 울산방송국에서 MC로 활약했고 올해 1월에 TBN으로 복귀해 교통캐스터로 활약 중이다. 초반에는 방송사고도 심심찮게 냈다. "아침에 출근하는데 자동차 접촉 사고가 났어요. 그 때문에 방송 시간에 쫓겨 아침에 급하게 뛰어 왔죠. 앉아서 진행을 하는데 숨이 차서 숨소리가 거칠게 들렸던 모양이에요. 라디오가 다소 민감한 부분도 있었죠. 청취자들로부터 '에로 방송'을 하냐는 질타가 있었죠."
그녀는 매일 대구지방경찰청 교통정보센터로 출근한다. 그곳에는 77개의 CCTV가 설치돼 있다. 그 CCTV를 통해 실시간으로 대구시내 교통상황을 보고 방송을 하고 있는 것. 1분 30초 정도 교통 정보를 전하는데 미리 준비된 원고는 없다. 사전에 어느 정도 교통상황을 익혀두었다 실시간으로 CCTV를 보면서 진행을 한다. "가끔 방송 중에 냄비 긁는 소리가 날 때가 있어요. 그것은 모니터를 조작할 때 나는 소리랍니다."
그녀는 요즘도 틈만 나면 자동차를 몰고 대구 시내 곳곳에 다닌다. 정체구간 등 교통상황을 전하려면 무엇보다 자신이 직접 눈으로 보고 알아둬야 피부에 와 닿는 뉴스가 되기 때문이다.
그녀는 교통캐스터라는 직업이 명절이나 휴가철에 특집 방송이 있어 쉬는 날이 없고, 짧은 시간에 교통상황을 전달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피드백'이 분명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명절 때 밥을 굶을까봐 도시락을 싸오는 애청자가 있어요. 또 택시를 탔는데 제 목소리를 알아 보시고 공짜로 태워주시는 분들도 있어요."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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