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상아리'귀상어 등 식인상어 출몰
기후변화로 인한 바다 생태계 변화 가운데 최근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백상아리'귀상어 등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식인상어의 출몰이다.
8일 인천 옹진군 소청도 남쪽 92.6km 해상에서 오징어'대구잡이를 하던 99t급 대형기선 저인망 그물에 길이 4.7m, 무게 0.8t의 백상아리가 걸렸다. 같은 날 인천 중구 용유도 서쪽 해변에서도 길이 5.45m, 무게 1t의 백상아리 1마리가 발견됐다.
식인상어는 서해뿐 아니라 남해와 동해에서도 잇따라 목격되고 있다. 지난달 26일 오후 2시 30분쯤 거제시 동부면 학동리 흑진주몽돌해수욕장 백사장에서 300m 떨어진 바다에 길이 3m의 귀상어 2마리가 나타나 해경이 수영금지 조치를 내리고, 피서객들을 대피시키는 소동이 벌어졌다. 앞서 5월에는 통영시 홍도 근해에서 2.2m짜리 청상아리 1마리가 어선의 그물에 걸리기도 했다.
또 4일에는 경남 고성 토성면 아야진리 해상에서 악상어가 유자망 어선 그물에 걸린 채 발견됐으며 지난 2월과 3월에는 동해시 묵호동 앞바다에서 백상아리가 잡혔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로 수온이 상승하면서 난류성 어류인 식인상어가 우리나라 연안에 자주 출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해파리떼, 황금어장 황폐화
해파리떼로 인한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해마다 이맘때면 서해 연근해에서는 꽃새우 잡이가 한창이지만 올해는 보름달물해파리와 노무라입깃해파리가 대규모로 나타나 황금어장을 황폐화시키는 바람에 어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특히 독성이 강한 노무라입깃해파리는 동물성 플랑크톤뿐 아니라 치어까지 싹쓸이해 어민들은 사실상 조업을 포기한 상태다.
이달 들어 통영'거제시와 남해군 연안에서도 노무라입깃해파리와 보름달물해파리떼가 자주 나타나 행정 당국이 퇴치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일부 피서객들은 팔다리 등을 쏘여 응급치료를 받았으며 여름 출어에 나선 멸치잡이 어선들이 타격을 입는 등 적지 않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해파리정보센터는 수온상승을 맹독성 해파리 급증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괭생이모자반 등장, 해수욕장 몸살
제주도의 일부 해수욕장들은 괭생이모자반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바다에서 괭생이모자반이 대량 떠밀려 나오면서 해수욕장 환경은 물론 악취까지 풍기고 있어 중장비와 인부들을 동원해 제거하느라 여름철 내내 진땀을 흘리고 있다. 크기 3∼5m가량의 괭생이모자반은 우리나라 남해안 및 일본 모든 연안에 흔히 서식하는 해조류로 여름철 수온이 올라가면 바다 밑 바위에서 떨어져 나와 물 위로 떠오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구온난화로 한반도 주변 해상에서 잡히는 어종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대표적인 냉수성 어종인 명태는 1980년대 연평균 13만t이 잡혔으나 새끼인 노가리와 어미 고기의 남획에 수온상승까지 겹치면서 2000년대 이후에는 연해에서 거의 자취를 감췄다. 반면 온수성 어종인 오징어의 어획량은 최근 크게 증가하고 있다.
◆피서객 줄어 해수욕장 한산
한편 휴가철 특수를 기대했던 해수욕장 상인들은 시원한 여름날씨로 인해 울상이다. 매년 피서객들로 만원을 이뤘던 해변은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그나마 해수욕장을 찾았던 피서객들도 서늘한 날씨 탓에 발길을 돌리거나 주변 관광지를 둘러보는 바람에 해수욕을 즐기는 인원은 예년에 비해 눈에 띄게 줄었다. 방 구하기가 힘들었던 예전에 비해 민박집에는 손님을 기다리는 빈방이 줄을 서 있으며 작년만 하더라도 몰려드는 피서객들로 물건 팔기에 바빴던 상인들은 올해는 거의 장사를 접은 상태다.
해수욕장을 관리하는 영덕군청 수산과 관계자는 "해수욕장을 찾은 사람들도 날씨 때문에 오래 머물지 않고 곧바로 떠나기 일쑤"라며 "여름 특수가 사실상 실종되면서 상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피서객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쓰레기 발생량은 대폭 줄었다. 부산 해운대구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6일까지 해운대해수욕장 수거 쓰레기량은 모두 95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5t의 61.2%선에 그쳤다. 해수욕장 관련 상인들은 15일부터 시작된 막바지 무더위가 열흘가량 지속돼 주길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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