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동향
'리모델링 시장도 재시동'
대구 첫 아파트 리모델링 추진 단지인 수성구 경남타운이 사업 재개에 나서 성공 여부에 주택시장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남타운은 지난해 대림산업으로 시공사 선정까지 끝내고 연말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금융위기에 따른 주택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착공에 필요한 주민 동의(80%)를 받지 못해 사업이 제자리걸음을 해왔다.
부동산 업계는 "그동안 리모델링을 추진해온 단지는 많지만 서울 강남을 빼고 조합을 구성해 시공사까지 선정한 곳은 경남타운이 유일하다"며 "경남타운 리모델링 사업이 속도를 내게 되면 재건축이 어려운 노후 단지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모델링 성공 여부는 사업성
경남타운은 리모델링 사업성에 있어 서울을 빼고는 가장 가능성이 높은 단지로 꼽혀 왔다.
학군 등의 영향으로 주거 선호도가 가장 높은 곳으로, 준공 20년이 지났지만 꾸준히 시세를 유지하고 있는데다 주변 신축 아파트 시세가 대구 최고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
정부가 리모델링 규제를 대폭 폐지하면서 경남타운은 2007년부터 리모델링 움직임이 본격화되기 시작해 추진위 구성 없이 바로 조합을 결성한 뒤 시공사 선정까지 끝내는 등 사업이 상당한 탄력을 받으며 진행돼 왔다.
하지만 높은 자부담과 주택 시장 침체에 따른 사업성 하락 등의 문제가 등장하면서 사업이 주춤해 온 상태.
사업 추진을 맡고 있는 당주건축 관계자는 "착공을 위해서는 주민 동의가 80%를 넘어야 하지만 지난해 10월 60%를 넘은 뒤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최근 이사회에서 연내 착공을 목표로 조합원 부담을 낮추는 안을 마련해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시공사인 대림산업은 지난해 112㎡(32평)형을 148㎡(45평)형으로 확장하고 여기에 필요한 공사 금액을 가구당 1억6천500만원으로 제시했다. 리모델링 공사 면적이 공용 부분까지 포함하면 165㎡(50평) 전후인 것을 감안하면 3.3㎡당 비용이 300만원을 조금 넘는 수준. 112㎡형 매매 가격을 2억원으로 추정하고 추가 공사비를 더하면 조합원 입장에서는 3억7천만원 정도로 148㎡형 아파트에 입주를 할 수 있다.
올해 재건축을 통해 입주를 마친 인근 SK리더스뷰 단지 148㎡형 분양 가격이 3.3㎡당 1천만원을 넘은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문제는 신축이 아닌 리모델링 단지란 점.
즉 리모델링 성공 사례가 거의 없어 공사 이후 신축 아파트와 같은 시세를 형성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당주건축 관계자는 "리모델링은 골조를 재활용하는 것을 빼고는 신축과 같으며 리모델링에 성공한 강남 쌍용아파트 시세가 신축과 비슷하다"며 "용적률이 높은 10~15층 노후 아파트는 재건축이 힘든 만큼 리모델링이 자산 가치 증식에 있어 현실적으로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경남타운은 사업 재개를 위해 마감재 수준을 최고급에서 일반형으로 변경하고 공사 이후 확장 면적도 줄여 조합원 부담비용을 1억2천만원대로 낮출 계획이다.
한편 리모델링 재추진에 나서면서 4월 이후 경남타운은 10가구 이상이 매매되는 등 시장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지역 리모델링 시장 현주소
대구 지역에서 리모델링 추진이 거론된 단지는 5, 6개를 넘어서고 있다.
대부분 1980년 중후반 준공된 아파트로 한동안 경남타운처럼 '고급 아파트'로 명성을 날리던 단지들이 주대상이지만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추진력이 상당히 떨어졌다는 것이 부동산 업계의 설명. 현재 살고 있는 집에 대해 만족을 표시하거나 사업비 부담을 들어 리모델링을 반대하는 입주민들이 적잖은데다 준공 이후 시세 보장도 확실하지 않은 점 등이 사업 추진에 애로점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리모델링 사업은 재건축과 비교할 때 규제가 적어 상대적으로 사업 추진이 용이한 등 상당한 장점을 갖고 있다.
공사기간이 2년 전후로 재건축에 비해 짧고 리모델링 추진 가능 연한도 준공 후 15년으로 줄어들었다. 전용면적 기준으로 30%를 늘릴 수 있어 재건축을 해도 늘려 짓기가 어려운 용적률 200% 안팎, 10∼15층가량의 중층 아파트들은 큰 경쟁력을 갖게 된다. 리모델링 시공이 골조만 남겨둔 채 완전히 재시공되는 만큼 신규 입주 아파트와 같은 수준의 집을 얻게 된다.
물론 단점도 있다. 기본적으로 재건축을 통한 신축이 아닌 재활용(?) 아파트란 심적인 저항감이 존재하는데다 확장 면적이 발코니 앞뒤를 중심으로 이뤄져 공사 이후 평면에 한계가 있다.
즉 골조를 살려 공사를 하는 만큼 측면 확장이 힘들어 실내 공간은 넓어지더라도 거실이나 방이 직사각형으로 길어지며 층고가 낮은 아파트의 경우는 강제 환기 시스템 등을 설치하면 층고가 더욱 낮아지는 단점이 있다.
지역 시공사 관계자들은 "리모델링 공사가 평면에 한계는 있지만 용적률이 높은 주상복합이나 고층 아파트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공사 후 평면에 경쟁력이 있다"며 "경남타운이 리모델링 이후 시세가 높아지면 수성구를 중심으로 리모델링 붐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주춤했던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이 부동산 시장 회복세로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시공사 선정까지 끝낸 뒤 사업이 답보 상태를 보여왔지만 다시 리모델링 사업 추진에 나선 수성구 범어동 경남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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