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오를 만큼 올랐나?…잇단 숨고르기 전망

입력 2009-08-11 08:56:31

잘 달리던 주식시장에 먹구름이 밀려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잠시 쉴 때가 됐다는 것이다.

특히 외국인들이 현물은 사고 있지만 선물을 팔고 있는데다 '중국발 조정' 우려까지 나오고 있어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반면 미국 증시가 완연한 회복세인만큼 우리 증시 상승세가 더 이어질 것이란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너무 올랐다?

올들어 코스피지수는 지난달말까지 약 38.5% 상승했다. 이는 월평균 5.5% 상승했다는 의미. 한달 상승폭이 1년 정기예금금리 수준 이상이다.

때문에 상승 피로에 대한 '숨 고르기'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의견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지난달 강한 선물 매수세를 보이던 외국인들이 이달 들어서는 선물 매도 규모를 늘리고 있다. 하락장에 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외국인들은 10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19거래일째 순매수를 이어갔지만 10일 선물시장에서 4천258계약을 팔아치워 현물에서의 '바이 코리아'와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증권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현물에서 매수강도를 높이고 있지만 최근에는 그 규모가 현저히 줄어들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급락에 대비해 선물매도 포지션을 늘이고 있는 등 양면작전을 구사중이다.

더욱이 상장기업의 지난 2분기 영업실적 발표가 마무리되고 있지만 시장을 이끌 새로운 동력이 불명확하고, 점점 뚜렷해지는 경기 회복세가 우리나라는 물론 각국 통화정책 당국의 유동성 흡수 정책을 불러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면서 시장에 무거운 기운이 감돌고 있다.

◆중국 증시가 부담?

중국 증시의 약세도 우리시장에 부담을 주는 큰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10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에서 10.93포인트(0.34%) 하락한 것을 비롯해 최근 4거래일간 모두 6.39% 하락했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는 5.00% 급락하기도 했다.

중국 증시가 올들어 가파르게 올랐을 뿐만 아니라 자산시장에 대한 과열 조짐까지 보이면서 조정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

상하이종합지수는 올들어 별다른 조정을 겪지 않은 채 90% 가량 상승했다.

중국 정책 당국은 그동안 은행 대출이 주식과 부동산 시장으로 대거 유입돼 거품이 형성되고 있음을 잇달아 지적했고 이로 인해 시장에는 유동성 회수 조치가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끊이지 않아왔다.

중국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 우리 증시는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2004년 4월 중국 정부가 재할인율을 인상하자 코스피지수는 두달간 22% 급락하는 '차이나 쇼크'를 경험한 바 있다.

◆미국 증시는?

일단 중국과 달리 미국 증시는 호조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는 쪽이 많다. 뉴욕 증시는 지난 3월 이후 50% 이상 뛰었으며 최근에도 강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미국의 실업률은 10%에 육박하고 있지만 미국 고용은 최악의 상황을 지난 회복세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는 것. 게다가 고용동향과 함께 미국 소비회복에 있어 또 하나의 중요한 요인인 주택 경기도 최근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따라서 주택경기 회복과 미국 고용시장 안정이 소비 회복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중이다. 최근 미국 증시의 상승세 역시 미국 경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소비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는 것.

하이투자증권 상인지점 이승수 지점장은 "미국의 소비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유효한 상황이라 국내 증시의 견조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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