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선수 가운데에는 천부적으로 소질을 타고난 이들이 많다. 강한 체력과 뛰어난 감각을 태어날 때부터 지닌 이들로 초등학교 때부터 두각을 드러낸다. 청소년 대표를 거쳐 국가 대표가 되고 직업선수로 변신을 거듭한다. 하지만 젊은 시절의 화려했던 선수가 '일류 프로'로 남는 것은 아니다. 자신을 조절하지 못하면 어느 순간 가라앉고 만다. '명성과 돈'이 늘 그들을 유혹하기 때문이다. 절제를 잃어버리면 체력도 잃게 되고 결국 가진 것마저 빼앗기는 결과를 초래한다.
일류는 어딘가 다르다. '2퍼센트'의 다른 무엇이 있다. 바로 절제와 자기 통제이다. 하지만 '절제와 통제'를 망각하면 '이미 지니고 있던 무엇'도 사그라지게 된다. 어찌 운동선수뿐이겠는가. 모든 사람에게 통용되는 법칙이다.
8월 3일 막을 내린 로마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박태환 선수의 부진을 두고 말들이 많다. 2005년 동아시아대회 이후 처음으로 국제대회 '노메달'에 그친 박태환은 "내가 부족한 걸 알았으니 이제 그 부분을 채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그렇다. 박태환 선수도 여기서 좌절하지 말고 자신의 뼈를 깎는 재기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못잖게 잘나가는 사람을 흠집 내고 깎아내리는 풍토 또한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 스스로 자기를 지켜내는 것 못지않게 사회가 스타를 칭찬하고 격려하며 지켜 주는 세상이 되어야만 한다. 베이징올림픽 때 박태환이라는 스타로 인해 우리는 얼마나 행복해 했었던가를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늦깍이로 시작한 연기 생활이었던 만큼 그 길이 순탄치 않았다." "오갈 데 없는 깎두기 신세구려." "그는 평소 상관을 깎듯이 받들어 모셨다." 앞서 예시한 문장에 나오는 '늦깍이' '깎두기' '깎듯이'는 잘못된 표기이다. '깍(꺽)'과 '깎(꺾)'을 혼동한 경우이다.
'늦깎이'는 보통 사람보다 늦게 배움이나 수련 따위의 길에 들어선 사람을 말하며 '깎다'와 상관이 있어 받침은 'ㄲ'이다. 깎낫(홍두깨나 방망이 따위를 깎는 낫) 깎다(잘라 내거나 밀어 없애다) 깎아내리다(인격 따위를 헐뜯어서 떨어지게 하다) 깎아지르다(반듯하게 깎아 세운 듯 가파르다) 등에서와 같이 '잘라 없애거나 다듬을 때'의 뜻이 내포될 때 쓰인다. '깍두기'는 무로 만든 김치나 어느 쪽에도 끼지 못하는 사람이나 신세를 비유적으로 말하며, '깍듯하다'도 예절바르고 극진하다란 뜻으로 '깎다'와 관련이 없어 받침은 'ㄱ'이다. 여기에는 깍쟁이(얄밉도록 약삭빠른 사람) 깍정이(참나무 따위 열매의 밑을 싸고 있는 받침) 깍짓손(깍지를 낀 손) 등이 있다.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훈련하는 수밖에 없다. 피나는 연습 말고는 답이 없다. 이 세상에는 황새도 적잖지만 뱁새는 더 많다. 혹시 뱁새로 만족하고 황새가 되기를 포기하고 있지는 않은지요.
교정부장 sbh126@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대법원장 탄핵 절차 돌입"…민주 초선들 "사법 쿠데타"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