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이야기]약물의 약리작용에 영향을 주는 인자

입력 2009-08-06 14:40:45

연령·성별에 따라 약의 용량 달리해야

같은 원료로 만든 의약품이라도 약효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원료 약물의 물성(物性)을 비롯한 제조 공정, 유통 및 조제 과정의 문제, 사용자(환자)의 상태 등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약물의 약리작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용량

용량은 무효량, 유효량, 상용량, 극량, 중독량, 치사량 등으로 표시한다. 약물이 약리작용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일정량 이상의 용량을 필요로 하는데 이것을 유효량이라 하고 약리작용이 나타나지 않는 양을 무효량이라 한다. 그리고 약용량의 유효량 중에서 치료 목적으로 통상 사용하는 양을 상용량이라고 한다. 상용량은 최소 유효량보다 약간 많은 것이 보통이다.

유효량을 조금씩 늘리면 중독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것을 중독량이라고 하고 중독량 직전의 상용량의 최대량을 극량(極量)이라고 한다. 즉 극량은 상용량과 중독량의 경계량을 말한다. 극량을 지나서 계속 증량하면 죽음에 이르는데 이것을 치사량이라 한다. 의약품의 안정성은 유효량과 치사량의 비율로 표시하며 그 비율 수치가 클수록 안전한 약물로 평가된다.

한편 극약과 독약은 의약품의 취급을 더욱 강화해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 만든 규정이다. 우선 극약(劇藥:Violent toxin)은 상용량과 중독량의 간격이 좁아 상용량을 지나치면 위험한 약물을 말한다. 약사법(藥事法)에서 독약과 함께 취급이 규제되고 독약보다는 독성이 약하다. 포장이나 용기에 붉은 띠를 두른 백지에 적색으로 그 품명과 '劇(극)'자를 적어 다른 약품과 별도로 저장'진열해야 한다. 보통 극약의 독성은 독약의 약 10분의 1이다. 대표적인 극약으로는 아트로핀, 아코니틴(부자성분), 히요스타민, 스코폴라민, 디기탈리스, 니코틴, 콜히친 등의 생약과 동물의 독성분, 악티노마이신, 겐타마이신 등의 항생물질, 아세틸콜린, 안티피린, 페놀프타렌 등의 화학제제가 있다.

독약(毒藥:deadly poison)은 극량이 치사량에 가깝기 때문에 사람이나 동물에 위해를 끼칠 가능성이 대단히 큰 약물을 말한다. 독약의 취급 또한 약사법에 따라 엄격하게 규제되며 독물의 경우 용기둘레에 흰 띠를 두른 검은 바탕에다 흰색으로 그 품명과 '毒'자를 기재해야 한다.

▶연령

약물의 작용은 연령에 따라 다르다. 특히 신생아의 경우 약물을 대사시키는 효소가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약의 흡수'대사'배설이 성인의 패턴과는 다르다. 따라서 소아량은 성인량에 비례해 단순 계산해서는 안 된다. 고령자 역시 여러 기관의 기능 감퇴로 인해 건강한 성인과는 약 용량이 달라진다.

▶성별

남녀의 성별은 약 효과에서 확실한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여성은 남성보다 약에 대한 감수성이 높은데 그 원인은 성호르몬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내성(耐性)

약을 반복해서 투여하면 차츰 효과가 작아지는 경우이다.

▶인종차

백인, 흑인, 황인종 사이에는 약물의 대사 속도가 현저히 차이가 나는 약물이 있다. 그 약물을 분해하는 분해 효소의 양이 인종에 따라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가 백인종이 황인종보다 많기 때문에 대체로 백인들이 동양인보다 술이 센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 밖에도 유전인자, 약물의 상호작용, 환자의 영양 상태 및 병력 등이 약물의 약리작용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도움말:구본호 대구시약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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