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느닷없이 미국과의 양자 대화를 제안하고 나섰다.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신선호 대사가 그제 이례적으로 외신기자들과 만나 미국과의 대화를 꺼내면서 "우리는 공동의 관심사에 대한 어떤 협상에도 반대하지 않는다"고 에둘러 말했다. 유엔 안보리 결의와 미국의 제재 등 대북 압박이 강화되고 있는 참에 나온 제의라 여러 의도가 숨어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북한은 도발 뒤 협상을 되풀이하는 '회전문식 협상 전략'으로 일관해 왔다. 이번 대화 제의도 이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그 어떤 결과도 기대하기 힘들다. 최근 북 고위층의 발언을 보면 조금도 태도 변화가 없다는 점을 보여주고도 남는다. "미국과 대화가 없는 것은 우리 탓이 아니다"라거나 "우리를 핵무장에로 떠민 것도 미국이고 조선반도에서의 핵 대결도 철두철미 조'미 간 대결"이라고 주장한 것이 그렇다.
북한이 미국에 대화 제의를 한 것은 양자 대화 구도로 몰고 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겠다는 소리다. 하지만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는 관심 없이 핵 군축 회담을 노리는 등 시늉만 한다면 단호히 이를 거부해야 한다. 양자대화는 완전하고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에 초점이 맞춰질 때 그 의미와 진정성을 갖는 것이다.
하지만 대화 제의마저 무시하는 것은 옳지 않다. 대화는 하되 대화한다는 것만으로는 그 어떤 보상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다행히 오바마 행정부가 "만족할 만한 결과가 없이는 북한에 인센티브를 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은 것은 잘한 일이다. 우리 정부도 북한이 양자 대화를 통해 '통미봉남'을 획책하지 못하도록 대응해야 한다. 북한이 양자 대화를 위해 대남 관계를 이용하는 등 실리만 챙기지 못하도록 적절히 통제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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