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3월 27일 최초의 경구용 '발기부전'(勃起不全) 치료제인 실데나필(Sildenafil Citrate)이 미국 FDA 허가를 받았다.
'비아그라'(BIAGRA)라는 상품명으로 1998년 4월 판매되기 시작한 이 새로운 제품은 '기적의 신약' '인류의 3대 발명품' 등의 찬사를 받으며 2007년에만 17억6천400만달러라는 엄청난 매출 실적을 화이자(pfizer) 제약사에 안겨줬다.
오늘날 세계 각국에서 3천500만명 이상의 남성이 복용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비아그라'는 '발기부전'이라는 질병을 간편하게 치료할 수 있도록 했을 뿐 아니라 '발기부전'이라는 문제를 양지로 끌어내기까지 했다.
실제 '비아그라'가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환자들은 인공보형물을 음경 내부에 삽입하는 수술을 받거나 요도좌제를 사용하고 주사제를 투여하는 등 상당한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불편 때문에 많은 환자가 치료를 꺼렸다는 것이다. 발기부전을 심인성(心因性) 증상의 영역으로부터 신체 질병이라는 영역으로 인식의 전환을 하는 과정에서도 '비아그라'는 중요한 도우미 역할을 한 건 분명한 사실이다.
'비아그라' 발매 후 남성의 발기 능력을 남성다움의 기준으로 보거나 성기능의 척도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이제는 대부분 '발기부전'을 일종의 혈관계통의 질환이라는 데 동의하고 있다.
'비아그라'를 강정제 또는 정력제와 다르게 '발기부전' 치료제라고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남성에게는 발기를 일어나게 하는 물질(cGMP)과 발기를 해제시키는 물질, 즉 cGMP를 분해시키는 물질(PDE5)이 있다. 발기를 시키는 물질과 해제시키는 물질의 농도 비율이 발기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비아그라'는 발기를 해제시키는 물질인 'PDE5'를 억제함으로써 'cGMP'의 농도가 유지되게 해 발기부전 증세의 치료 효과를 나타낸다. 즉 발기를 촉진시키는 'cGMP'를 생성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정력제라고는 하지 않는 것이다.
한편 발기 물질인 'cGMP'는 음경에 자극이 있을 때 음경 내에서 유리되는 NO(Nitric Oxid)가 '구아닐레이트 사이클라제'라는 효소를 활성화해 만들어진다. 이 때문에 '비아그라'를 복용한 뒤 30~60분이 지나야 효과가 나타나고 음경에 물리적인 자극이 없으면 효과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리고 '비아그라'는 원래 협심증 치료제로 개발됐다가 부작용인 발기 증세가 오히려 주작용으로 바뀌어 성공한 약물이다. 이 때문에 '비아그라'를 복용할 때나 복용 전후에 협심증 등 심장병 치료를 위한 질산염제제 또는 NO공여제(니트로글리세린, 아밀나이트레이트, 질산이소소르비드)를 투여하면 혈압이 과도하게 내려가는 등의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심혈관계 환자는 조심해야 한다.
또 투약환자 중 16%가 두통, 10%가 홍조, 7%가 소화불량, 4%가 비충혈 등의 부작용을 호소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발기부전 치료제로 6개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그 제품들의 약리기전은 큰 테두리에서 비슷한데 단지 약효가 나타나는 시간과 약효 지속 시간 등에서 차이가 있다.
'동아제약'과 'SK케미칼' 등 국내 제약사도 신제품을 개발해 다국적 제약사와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고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도움말'구본호 대구시약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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