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위원 칼럼] 지역 젊은이들 위한 새로운 장이 되길

입력 2009-07-15 07:00:00

초등학생이던 어릴 때, 오후면 항상 '매일신문'을 배달하는 아저씨가 자전거를 타고 집 앞을 오갔다. 항상 자전거에 신문을 한 아름씩 싣고 다니던 아저씨는 유난히 신문을 많이 읽으시던 아버지와도 친했다. 그런 때문인지 나도 아버지가 보시고 난 신문을 조금씩 읽기 시작했는데, 당시를 떠올려보면 매일신문은 '어른들이 보는 신문'이라는 느낌이 강했던 것 같다. 물론 어릴 때였으니 어떤 신문이 안 그랬을까 싶지만, 유독 매일신문은 딱딱하고 나이 들어 보인다는 느낌이 강했다. 그만큼 내가 가장 쉽게 접하고 또 흔하게 봤던 신문도 매일신문이었다.

대학에 입학한 뒤 줄곧 학보사 활동을 하고 있는 지금, 자연스레 읽어야 할 신문이 많아졌다. 그러나 매일신문에 대한 예전의 생각이 현재에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우선 젊은이들은 신문을 볼 때 디자인이라든지 신문의 시각적인 부분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특히 보이는 것에 민감한 우리 세대에게 매일신문은 그다지 친숙하지 않다. 학교의 편집국에 수많은 신문들이 오지만, 학생 기자들은 중앙 일간지의 날마다 새로운 편집에 감탄하는 동시에 매일신문을 보면서 아쉬워한다. 지역신문이기 때문에 가장 먼저 손이 가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 지역신문이기에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아쉽다.

무엇보다도 매일신문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바로 젊은이들을 다루는 뉴스가 잘 없다는 것이다. 가끔 지역면에 대학과 관련한 이야기가 나오거나 '대학'면을 유동적으로 다루기도 하지만 말 그대로 어쩌다가 다루는 데 지나지 않는 것 같다. 대구'경북 지역에는 대학생을 비롯한 청년층이 생각보다 꽤 많다. 그들은 무엇을 볼까. 대학생만 예로 들자면 현재 대학마다 있는 '대학신문'을 학생들은 아무도 읽지 않는다. 그럼 도대체 무엇을 볼까. 다들 지역에 살면서 중앙지를 본다. 그러한 신문들은 지역의 뉴스를 간략하게 겨우 한두 면 정도만 할애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게다가 지역에서도 젊은이들을 위한 뉴스는 아주 극소수다. 즉, 지역의 젊은이들이 읽을거리가 없다는 것이다. 혹자는 젊은이들을 위한 잡지나 인터넷 매체가 많으니 그런 말은 과언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지역의 젊은이들을 위한 지역의 신문은 없다고 할 수 있다.

최근의 매일신문을 보면 젊은이들을 위한 뉴스를 찾아보기 힘들다. 또 무작정 대학 이야기나 대학의 소식만을 전한다고 해서 우리 지역의 젊은이들을 위한 뉴스가 되지도 않는다. 조금은 뒤처질 수도 있겠지만, 대구'경북지역의 젊은이들을 위한 깊은 관심과 원론적인 고민이 있어야 할 것이다. 매일신문은 지역을 대표하는 지역 신문이라고 외치면서도 가끔 기사들을 보면 수도권 중심의 기사를 싣는 경우가 많다. 물론 지역에서도 그러한 뉴스는 필요하지만 그 비중을 좀 줄이고, 지역의 뉴스에만 전문적으로 몰두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지역의 젊은이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만 외치니 다른 시각의 독자들은 그러한 것은 대학신문이나 젊은 층이 즐겨보는 매체들의 역할이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대학신문을 꼭 집어 말씀드리자면 그 매체 자체의 한계가 있다. 재작년에 경북대신문에서는 총학생회와 함께 학교 주변의 상가의 아르바이트생들의 노동 환경을 조사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조사 결과 최저임금제도 잘 지켜지지 않는 곳이 태반이었고, 학생의 일부는 부당한 대우에도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었다. 그래서 대구지방노동청과 경북대신문은 '최저임금위반사례학생상담 및 캠페인'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일부 상가에선 최저임금제를 준수하는 효과를 나타내기도 했다. 시도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성과라고 생각되지만 한편으로는 그러한 캠페인을 대학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따라서 공신력 있고 인정받는 지역 권위지인 매일신문이 이런 일에 앞장서서 지역의 젊은이들에게 먼저 다가간다면, 젊은이들도 매일신문의 애독자로서 화답할 것이다.

꼭 위와 같은 방법이 아니더라도 젊은 층을 위한 뉴스는 다양하게 있을 것이다. 매일신문과 지역의 젊은이들이 좀 더 친해지는 그날을 기대한다.

홍상현(영대신문 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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