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약 복용법

입력 2009-07-10 07:00:00

男 철분없는 비타민 좋아 변비약 먹을땐 우유 금물

◆상당수 약, 천연물질서 추출

아주 먼 옛날부터 조상들은 병을 치료하기 위해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동식물, 광물 등을 그대로 활용했다. 과학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1800년대 이후 치료 효과가 있는 성분만 추출하거나 합성하는 방법으로 약품을 개발하게 됐다. 인류가 만든 많은 약품들은 대부분 동식물이나 광물 등에서 추출된 것들이다. 진통해열제인 '아스피린'은 버드나무 가지에 함유된 성분으로 만들어졌고, 간장약 '레가론' 성분은 우리나라 토종 콩에서 추출한 것이다. 혈액순환에 좋다는 '징코민'은 은행잎에서 추출한 성분을 원료로 하며, '아로나민' 주성분도 마늘에서 추출됐다. 하지만 은행잎이나 마늘 등을 의약품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이들 천연물질은 의약품을 만드는 원료는 될 수 있지만 그 자체가 약은 아니기 때문이다.

◆비타민, 소화제 하나도 조심해서 복용

우리 국민들은 약을 너무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의사의 처방이나 약사와 상담 없이 소화제, 감기약 등을 임의대로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비타민제 하나라도 주의 깊게 선택해 복용해야 한다. 혈관에 문제가 있어 심장이 좋지 않거나 동맥경화증세가 있는 사람은 종합비타민제를 삼가야 한다. 종합비타민에 들어 있는 철분이 혈액의 농도를 높여 혈관을 더욱 막히게 할 수 있기 때문. 빈혈이 없는 남성과 폐경기 여성, 노인들은 철분이 부족할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철분이 없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갑상선 수술을 받았다면 요오드 성분이 없는 종합비타민제를 선택해야 한다.

수술을 앞두거나 수술을 받은 환자는 특히 비타민K가 들어 있는 비타민제를 먹어서는 안 된다. 비타민K가 지혈을 방해해 수술 후 회복을 더디게 할 수 있다.

칼슘 성분은 변비 증세를 악화시킨다. 따라서 변비가 있는 사람은 주의해서 복용해야 한다. 변비를 해결하기 위해 '둘코락스'를 복용할 땐 우유를 같이 먹어선 안 된다. 이 약은 장용정(장에서 녹도록 표면 처리가 돼 있는 제제)이므로 산성인 위에서는 녹지 않아야 하는데 우유가 일시적으로 위를 알칼리성으로 만들어 약을 녹여버릴 수 있다.

쉽게 먹고 있는 소화제는 어떨까? 일반적으로 소화제라고 하는 약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위에 위산이 필요 이상으로 많이 나와 위벽을 상하게 할 경우 속이 쓰린 증상을 다스리는 제산제(겔포스, 암포젤 등), 위의 소화 기능을 돕기 위한 효소제제(훼스탈, 베아제 등), 그리고 위의 운동을 활발하게 하는 기능촉진제(맥소롱 등) 등이다. 제산제와 효소제, 기능촉진제는 반대되는 약리 작용을 하기 때문에 증상에 맞는 약을 복용해야 한다.

◆약과 음식의 궁합

약사들은 어떤 약을 먹을 때는 술과 담배, 특정 음식물을 먹지 말 것을 조언한다. 흔히 별생각 없이 약과 음식을 함께 먹지만 실제론 가려 먹어야 할 때도 많다. 약을 먹을 때 위장 보호를 위해 우유와 함께 먹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 항생제의 한 종류인 테라마이신을 우유와 함께 복용하면 약이 우유에 함유된 칼슘과 결합해 몸에 흡수가 안 되는 물질로 변해 효능이 떨어진다.

빈혈 치료를 위한 철분제를 복용할 때는 감이나 녹차를 함께 먹지 않는 것이 좋다. 감과 녹차의 타닌 성분이 철분과 결합하면 타닌철이 만들어져 몸에 흡수되지 않는다. 진통제인 아세트아미노펜을 술과 함께 먹거나 음주 전후에 복용하면 간에 치명적인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고혈압 치료약을 복용할 때는 혈액순환을 돕고 혈관을 확장하는 알로에나 버섯종류, 혈압을 내려주는 성분인 칼륨이 많이 포함된 감자와 바나나 같은 음식을 먹으면 약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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