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스에서 향기가 나오네"
강주영의 꽃 그림은 그의 웃음과 많이 닮아 있다. 가장 매력적인 웃음은 눈웃음이라고 했던가. 수줍은 듯 머금은 작가의 미소는 묘한 여운을 남긴다. 그의 그림도 마찬가지다. 화려한 색채를 뽐내면서 마치 모든 것을 다 보여줄 듯하다. 그러나 흐릿하게 번져나가는 꽃의 이미지는 채 다 보여줄 수 없는 여운을 담고 있다. 강주영의 그림은 마치 우울증 치료제 같다. 제목 '향기-떠다니기'처럼 캔버스에 코를 대고 킁킁거리면 온갖 향을 머금은 꽃들이 무얼 그리 슬퍼하냐며 제 향기를 사뿐히 뿌려주는 듯 행복해진다.
제16회 고금미술선정작가 출신 강주영의 초대전이 7~15일 아트 지앤지에서 열린다. 작가는 "나의 그림에서 느끼는 힘은 색"이라며 "색을 칠하기 위해 항상 붓을 들면 묘한 설렘과 두근거림을 맛본다"고 말한다. 작품의 소재로 꽃을 많이 선택하는 이유에 대해 "물질의 겉모양이 좋아서가 아니라 형태 속에 숨어있는 표현적인 성격에 매료됐기 때문"이라며 "형태는 색을 이해하고 바라보는 도구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으며, 차라리 표현적 아름다움을 위해 구상적 정확성을 거리낌없이 희생시킨다고 말하는 편이 더 적절할 것"이라고도 한다. 꽃이 갖고 있는 색채의 다양성에는 아낌없는 붓질을 하면서도, 흐릿한 형태를 고집하는 이유에 대한 작가의 설명이다.
미술평론가 신항섭은 '극적인 색채 대비가 만들어내는 미적 쾌감'이라고 평했다. 그는 "강주영은 유채색에 대한 남다른 색채 감각을 지니고 있다. 무엇보다 현기증 나는 보색 대비를 마다하지 않을 만큼 공격적인 원색을 구사하고 있기에 시각적인 자극과 현혹이 강렬하다. 형태 이전에 색채만으로도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실제로 그의 그림을 보고나서 돌아서면 형태에 대한 기억보다는 현란한 원색에 대한 인상이 강하게 남는다. 마치 전혀 다른 세상에 갔다 온 듯 싶은 몽롱한 기분에 빠져들 정도"라고 적고 있다.
대구예술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강주영은 2004년 고금선정작가 초대전 이후 4차례 개인전을 가졌으며, 화랑미술제와 각종 국제아트페어 등 100여 차례 단체전에도 참여한 바 있는 관록있는 작가다. 053)426-3080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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