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용품 장만 "서문시장 아잉교∼"

입력 2009-07-06 08:26:28

한강이남 최대 재래시장인 대구 서문시장이 다양한 여름 상품을 갖춰놓고 손님맞이에 나섰지만 찾는 사람들이 줄어 상인들의 한숨소리가 크다. 손님들이 30% 가량 줄었고 그나마 찾아온 손님들도 가격만 물어보곤 발길을 돌리는 바람에 여름나기가 막막하다. 김동석기자
한강이남 최대 재래시장인 대구 서문시장이 다양한 여름 상품을 갖춰놓고 손님맞이에 나섰지만 찾는 사람들이 줄어 상인들의 한숨소리가 크다. 손님들이 30% 가량 줄었고 그나마 찾아온 손님들도 가격만 물어보곤 발길을 돌리는 바람에 여름나기가 막막하다. 김동석기자

"시원한 여름용품 장만하러 서문시장 좀 오이소."

아케이드, 안내소 등 대형 유통점들 못지 않은 시설을 갖추고 친절로 재무장한 서문시장 상인들이 손님맞이에 나섰지만 찾는 사람들이 기대에 못미쳐 울상이다.

이곳 상인들은 일찍 찾아온 더위에 대비, 리플이불, 양산, 모자, 돗자리, 모시옷, 비키니 등 다양한 여름용품을 갖춰놓고 손님들의 발걸음을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 상인들은 "올 여름용품은 저가부터 고가까지 다양하며 품질도 뛰어나 소비자들이 백화점의 절반가 수준으로 알뜰구매가 가능하다"고 한결같이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백화점·대형소매점에서의 소비심리가 서서히 살아나는 것과 대조적으로 재래시장은 아직도 회복기미가 보이지 않아 매출이 작년과 비교해 평균 30% 이상 떨어졌다. 상인들은 올 여름 장사를 망치지나 않을까봐 벌써부터 걱정이 태산이다.

20여년간 서문시장에서 양산·우산을 팔아왔다는 만성사 김태규(55)씨. 양산 개당 가격은 1만~1만4천원 중저가. 작년 이맘 때에는 하루 소매가 30개 넘게 팔렸는데 올해는 10개도 팔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모자를 취급하는 신라모자 주인섭(58)씨는 "밀짚·카보이·벙거지 등 여름용 모자를 일찌감치 입점, 판매에 들어갔으나 하루 도·소매 매출액은 100만원도 안돼 작년보다 절반 감소했다"고 말했다. 7, 8년 전에는 하루 매출 400만원 거뜬했는데 올해는 점포 임대료도 내기 힘들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침구류 전문점 사임당혼수(강정희·59)도 개당 2만5천원에서 8만원짜리 리플이불을 다양하게 구비해 놓았지만 하루 소매 4, 5장 판매도 어려운 형편. 여름이 조금 더 무르익으면 매출이 올라가기를 기대하고 있을 뿐이다.

홈패션에 원단을 주로 공급하는 누란누비 김정림(63)씨는 "부부가 함께 점포를 운영하는데 리플, 인조패드 등 이불, 베개 여름용 원단 주문량이 확 줄었고 소매 손님까지 뜸해 사람이 그리울 정도"라고 썰렁한 분위기를 전했다.

물놀이 용품을 판매하는 매일사(박부자·56)는 개당 1만5천~2만8천원 하는 아동용 쓰리피스의 매출에 힘입어 수영복이 하루 소·도매 300~400벌 정도 나가지만 작년에 비하면 30% 이상 매출물량이 떨어졌다고 한다.

왕골·대나무 돗자리를 팔고 있는 풍전면업 이주화(29)씨는 "주로 전국 도매를 하지만 환율 인상으로 재료값이 20~30% 뛰었는데다 찾는 손님이 많이 줄어 작년보다 매출이 20% 이상 감소했다. 도·소매를 합쳐도 하루 150장 판매도 힘겹다"고 말했다.

박병일 서문시장상가연합회 사무국장은 "백화점과 재래시장이 매출·소비심리 등에서 현격한 대조를 보이고 있는게 사실이고 젊은층이 찾지 않는게 매출감소의 주원인이다. 시민들이 희망근로사업에서 받은 희망상품권이라도 서문시장에서 사용해 주면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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