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화공(畵工)들은 초상(肖像)에 무엇을 담아 냈을까? 초상에 나타난 전통 화법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한국국학진흥원 한국유교문화박물관은 22일부터 '초상, 형상과 정신을 그리다'라는 주제로 2009 정기 기획전을 마련한다. 또 이날 '19세기 한국 성리학의 지역적 전개양상과 특징'이라는 주제로 2009 한국학학술대회도 개최한다.
조선시대 화공들은 초상화를 그릴 때 '터럭 한 올이라도 다르면 그 사람이 아니다'라는 말을 되뇌였다고 한다. 그만큼 터럭 한 올, 점 하나라도 똑같이 그린다는 기본정신을 엿볼 수 있는 말이다. 게다가 화공들은 초상화를 그리면서 외형뿐 아니라 '정신'을 함께 담아내려 노력했다. 이 때문에 수백여년이 흐른 지금도 초상화와 마주하면 알 수 없는 경건함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이번 기획전에는 16세기 지방 문인 초상화로 최초 발굴된 '신종위 초상화'가 전시된다. 430여년전에 그려진 이 초상화는 청송 평산신씨 물촌종택에서 보관해오다 기탁됐다. 지금까지 지방문인 초상화는 이현보와 김진 2종으로 모두 보물로 지정돼 있다.
또 조선 영조때 이인좌의 난을 평정해 공신을 하사받은 권희학의 '공신 화상첩'이 처음으로 발굴, 공개된다. '이명달 초상화'와 '전우 초상화', '장석영 초상화' 등 3종은 이번 전시를 통해 발굴,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되는 초상화다. 이 가운데 구한말 성리학자이자 독립투사였던 장석영 초상화는 전통적 초상화법과 서양화법이 절충된 형식을 취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기획전에는 국보급 초상화가 전시된다. 장말손 초상화(보물 502호), 이현보 초상화(보물 872호), 김진 초상화(보물 1221호), 정탁 초상화(보물 487호) 등 모두 4종이다. 이 밖에 이색 초상화(경북도유형문화재 171호) 등 보물에 버금가는 지방 문화재 초상화도 함께 전시된다.
한국유교문화박물관 전시기획실장 김미영 박사는 "안동지역은 조선시대 초상화의 보고(寶庫)"라며 "이번 기획전을 통해 조선 초상화에 담긴 선조들의 정신과 화공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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