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안강읍 어래산 송전탑 설치 문제가 주민들과 한국전력 간 의견이 팽팽히 맞서면서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어래산 정상 송전탑 설치문제는 한전과 어래산 정상 고압송전탑 반대대책위원회가 지난달 초 안강읍사무소에서 회의를 하고 '정상에서 15m정도 포항 기계방면으로 이동한다'는 데 합의하고 대책위를 해산해 해결되는 듯했다.
그러나 어래산 인근 안강 육통리와 노당리 지역 일부 주민들이 한전과 대책위의 합의사항에 반발, 지역 이장 7명을 공동대표로 한 새로운 대책위를 구성하면서 새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새로 구성된 반대 대책위 측은 "한전이 포항 기계쪽 15m아래 설치에 합의를 하고도 최근 농번기를 틈타 주민들 몰래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면서 "합의대로 최소한 정상을 피해 8부능선으로 이동해 송전탑을 설치해 줄 것"을 요구했다.
대책위 공동대표 이정원(62·노당리)씨는 "안강의 주산인 어래산 정상에 송전탑을 설치하는 것은 안강 읍민들을 무시하는 행위"라며 "농번기가 지나면 주민 회의를 거쳐 우리들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실력행사에 나서겠다"고 벼르고 있다.
그러나 한전 측은 주민들이 요구하는 8부 능선으로 이동 설치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혀 마찰이 예상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8부 능선으로 이동할 경우 기술적인 문제와 토지소유주의 반발, 예산 등의 문제가 겹쳐 공사를 포기해야 할 상황이 된다"면서 "10월까지 철탑 설치공사를 끝내지 못하면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주민들을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어래산 고압송전탑은 신영일변전소에서 경주 일원과 천북산업단지에 15만4천V의 용량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선로로, 한전 측은 어래산 정상 능선에 5기의 송전탑을 설치할 계획이지만 주민 반대로 지난해 11월부터 공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 경주·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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