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인물]한국의학연구소 대구검진센터 소장 김현숙씨

입력 2009-06-11 11:40:04

여자로서는 매력이 없을지 모른다. 일에 묻혀 살기 때문이다. 매일 오전 6시 30분이면 어김없이 사무실로 출근한다. 50분 아침 회의를 시작으로 일과를 시작하는 그녀. 아침 회의도 딱딱하게 어떤 일을 지시하고, 보고받는 시간이 아니다. 자신의 건강에 대한 걱정과 함께 병원을 찾는 사람들을 맞이하는 곳의 특성을 살려 직원들과 함께 시 낭송을 하는가 하면 친절과 서비스질 제고를 위한 토론을 한다. 이어 아침 체조를 하면서 다이내믹한 하루의 시작종을 울린다. 이때는 아침 일찍 검진(검진 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을 받으러 온 사람들도 함께 어우러질 정도다.

의사를 비롯해 간호사'임상병리사 등 직원 50여명을 거느리고 있지만 늘 먼저 고개를 숙이고, 또 그들을 칭찬하는 게 습관화돼 있다.

본원을 비롯해 전국 7개 검진센터를 포함, 10명도 안 되는 임원에 포함돼 있다. 그만큼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김 소장이 대구검진센터 책임자를 맡은 지가 오래 된 것도 아니다. 5년차로 그리 길지 않은 경력이다. 그런 그가 CEO로 인정받기까지는 나름대로의 노력과 노하우가 있다. 남앞에 나서길 좋아하는 성격은 아니지만 지난 12년 동안 기업체 사장을 맡아 흑자경영으로 이끈 경험과 나름의 조직관리 기술이 그 바탕이 됐다.

현직을 맡은 데 대해 "우연한 기회였다"고 말한다. 2004년 법인 대표를 만났을 당시 대구센터는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해 폐쇄위기를 맞고 있었다. 그런데 김 소장이 경영을 맡은 뒤 재정상태가 개선되면서 법인은 급성장을 하기에 이르렀다. "처음 6개월간은 모두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제가 하자는대로 해서 되니까 직원들도 모두 제말을 들어줬고, 또 따라줬어요. 그게 원동력이 됐어요."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해보니까 되더라고요. 무슨 일이든지 열정을 쏟는 만큼 결과가 오더라고요." 그는 "뭐든지 맘 먹으면 다 된다"고 말한다. 지난 5년 동안 휴가는 하루도 못했고 토'일요일도 거의 매일 출근한다. "검진센터를 지금 장소로 옮기는 공사를 할 때는 집에 가지 않고, 현장에서 잠을 자면서 고가의 장비를 지키기도 했다"는 숨은 얘기를 털어놨다.

"검진을 통해 질병을 미리 발견, 치료에 들어가는 것을 볼 때 참으로 보람을 느낀답니다. 그럴 때면 검진자들을 위해 좀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요. 그래서 다른 검진기관과는 달리 내부에 검진자들을 위해 친환경 재료로 죽을 만들어 제공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어디 좀더 질 높은 서비스를 할 방법이 없을까요?"라고 묻는 눈빛은 그야말로 멈추지 않을 '질주'를 말하는 듯 빛났다.

3월 27일 노보텔이 있는 대구시티센터 내 5층에 3천135㎡(950평) 규모로 문을 연 한국의학연구소 검진센터는 마치 호텔처럼 편안하다. 이 때문에 검진자들은 입구에 와서도 "여기가 병원이 맞느냐"고 물을 정도다. 항공사 사무실이나 외국인 회사 같다는 반응이다.

대구시의 정책에 부합, 대구메디시티 이미지 제고를 위해 외국인 종합검진 활성화를 내부 목표로 삼고 직원들의 외국어 교육 등 인프라 구축에 매진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대구시로부터 외국인관광객 전문 검진기관 지정을 받았다.

"국가에서 2년마다 실시하는 국민건강검진을 대행하는 의료기관으로, 종합건강검진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현재는 하루 200~250명이 종합검진을 받으러 찾고 있지요. 법인 설립 역사는 26년, 대구의 검진 역사는 20년째 된다"고 말한다.

종합검진 전문기관이니만큼 의료진에서부터 장비, 서비스, 검진 후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는 이곳은 위내시경의 경우 관의 굵기가 4㎜짜리를 갖추고 있을 정도로 의료기기 및 장비면에서도 의료소비자들의 욕구를 충분히 수용하고 있다.

"검진자들의 건강과 행복, 직원 가족들의 웃음, 그리고 법인의 발전을 위해 함께하겠다"는 그는 연내에 사원을 위한 어린이집을 만들고, 3년 후에는 독립 사옥 건립을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포부다.

그는 "이런 일을 하라고 태어난 것처럼 재미있고, 적성에 맞는 거 같다"고 소설같은 코멘트를 날린다.

황재성기자 jsgold@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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