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자 역할하는 대구경북 지역 중진이 없다"

입력 2009-06-09 09:57:08

한나라당 대구경북 시도당위원장 선출 구도가 혼선을 빚고 있다. 대구시당위원장은 서상기 의원의 연임 시도에 이명규 의원이 "이번은 내가 할 차례"라며 도전장을 내민 상태고, 경북도당위원장은 김태환 의원으로 기울던 구도에 이인기 의원이 뒤늦게 뛰어든 형국이다. 일부 후보는 경선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혼선의 이유로 지역 정치권의 중진 인사 부재 현상이 우선 꼽힌다. 시도당위원장 경선이 치러지지 않았던 16대 국회의 경우 대구는 강재섭, 경북은 이상득·정창화 의원 등 중진들이 거중 조정자 역할을 했다. 지역 현안이 있을 때는 이들의 주도 하에 숙의하는 자리를 만들었고, 각종 당내 경선에서 뜻을 한 방향으로 모아 대구경북의 힘을 과시하기도 했다.

반면 지금은 대구의 경우 6선의 홍사덕 의원이 있지만 '대구 지역구 초선'으로 불리며 지역 현안에 깊숙이 개입하지 못하고 있다. 박종근·이해봉 의원(이상 3선) 등도 강성 친박으로 불리며 친이 의원들에게 저의를 의심받기 일쑤라 활동에 제한이 있다.

경북 사정도 마찬가지여서 이상득 의원(6선)이 중앙의 정치 논리에 휘말려 '2선 퇴진'을 하면서 잔뜩 힘이 빠진 상태다.

암묵적으로 동의한 룰을 무시하는 관행이 생긴 것도 혼선을 부추기고 있다. 지역의 관행상 시도당위원장은 ▷국회직과 당직의 겸직 불가 ▷선수와 나이 우선 ▷경선 불가 등의 원칙이 있다. 하지만 일부 의원은 당직을 버리면서까지 시도당위원장에 욕심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시도당위원장을 둘러싼 갈등이 자칫 지역 정치권의 분열로 번질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계파 갈등과 어수선한 정국으로 중앙당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 정치권마저 모래알처럼 흩어진다면 지역 발전에 결코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란 우려들이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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