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잘 모르는 잇몸] (8)여성과 잇몸질환

입력 2009-06-08 06:00:00

"잇몸 질환, 여성이 남성보다 더 취약하다?"

여성의 경우 구강 위생에 대한 관심 및 실천력은 남성에 비해 더 높지만 몸의 변화나 외적 아름다움에 대한 갈망 등으로 잇몸 질환엔 더 취약하다고 할 수 있다.

실제 여성의 경우 치아의 심미적 치료를 위해 치아 미백제를 많이 사용, 잇몸 자극과 법랑질 감소, 치아과민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또 연령 변화에 따른 호르몬 대사 변화 등으로 잇몸 상태도 많은 변화를 겪기 때문에 잇몸 질환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사춘기(12~17세) 여학생의 경우 성호르몬의 과다 분비로 잇몸이 치태(플라크) 자극에 아주 민감해져 잇몸 출혈이 심하고 붉게 충혈되면서 부종이 발생하기 쉽다. 입냄새가 심한 경우도 있다. 사춘기에 잇몸 염증이 심한 이유는 성호르몬이 잇몸 혈관을 확장시키고 치주 세균의 성장과 증식을 촉진하는 영양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올바른 칫솔질 교육을 통해 세균 출현을 예방하고 이미 형성된 치석을 스케일링을 통해 제거하고 잇몸 염증을 치료하는 게 좋다.

사춘기에 발생한 치은염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결혼 전 연령대(20대 전후)가 되면서 점점 심해져 출혈·부종이 증가, 구강 내 악취가 더 심해진다. 또 치조골 파괴가 시작되면서 이가 들뜨고 약간 흔들리게 되는 치주염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결혼을 앞둔 여성이라면 치석 제거나 치근활택술을 시행하면 치주염을 완화하고 입 냄새 제거에도 도움이 된다.

임신기 여성의 경우 호르몬 변화가 증가하기 때문에 잇몸이 국소적인 치태에 심한 염증성 및 증식성 반응을 보여 출혈 위험이 아주 높은 임신성 종양으로 발전할 수 있다. 그러나 임신 기간 중엔 외과적 수술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출산할 때까지 그냥 두고 지낼 수밖에 없다. 출산 후에도 줄어들지 않으면 치과를 찾아 제거해야 한다. 또 임신 여성 절반 정도가 잇몸이 붉게 붓고 출혈이 잦은 임신성 치은염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신 2, 3개월부터 심해지기 시작해 8개월째 가장 심하고 출산 후 2개월이 지나면 증상이 완화되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구강 위생이 불량하면 정상 상태로 회복되지 않을 수 있고, 자칫 치주염으로 발전해 치아 상실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임신 기간 중엔 치주 건강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폐경기 여성의 경우 에스트로겐 결핍, 골감소증, 골다공증 등으로 치아를 지지하는 골밀도가 감소해 치주조직이 약화, 치아 상실 위험이 더욱 증가한다. 에스트로겐 보충으로 잇몸 질환 위험률을 낮출 수 있지만 다른 위험 요소도 있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의하는 게 좋다.

이호준기자

도움말·이재목 경북대병원 치주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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