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시대를 연다] ③낙동강 물길 살리기

입력 2009-06-04 06:00:00

대구 젓줄 4계절 물 넘치고 강변은 레저 겸한 그린벨트

2일 찾은 낙동강 대구 달성습지. 금호강과 만나는 이곳에는 이름 모를 새들이 지저귀고 하늘에는 매가 먹이사냥을 위해 맴돌고 있었다. 물가에는 흰 물새가 먹이를 찾아 한가로이 거닐고 있는 평화롭고 목가적인 분위기다.

영남의 젖줄인 낙동강은 태백에서 발원해 1천300리를 거쳐 부산 앞바다로 흘러든다. 그런데 이 태고적 모습을 간직한 낙동강에 최근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MB정부가 의욕적으로 4대 강 살리기 사업 추진에 적극 나선 것이다. 낙동강 물길을 정비하고 댐과 보가 들어서며 강 주변에 수상레포츠, 문화활동 공간 등 다양한 연계사업이 시작되면 지금의 강 풍경도 확 달라지게 된다. 비슬산 자락에 테크노폴리스 등 산업단지가 들어선데 이어 낙동강도 개발로 꿈틀되면서 달성은 대구발전의 중심축으로 새로운 도약을 예고하고 있다.

◆낙동강 살리기 사업은?

지난달 18일 대구경북디자인센터에서는 MB정부의 '4대 강 살리기 사업'과 관련해 '낙동강 물길 살리기' 대구지역 설명회가 열렸다. 이날 대구시는 낙동강 506㎞ 가운데 대구 구간인 58㎞에 대한 하천정비 및 연안개발에 9조8천500억원을 투입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밝혔다. 2011년까지 2조4천억원을 들여 하천정비 사업을 끝내고 2016년까지 7조4천2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상수원 확보 및 연안개발 교통인프라 사업도 마무리할 계획이다.이 계획안은 정부의 '4대 강 살리기 사업이 최종 확정되지 않아 아직 유동적이다. 하지만 최근 대구시가 마련한 프로젝트 중 최대 사업비가 들어가는 사업으로 '낙동강 살리기' 사업이 진행될 될 경우 낙동강 주변은 자연스럽게 일자리 창출 및 대구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대 수혜지역인 달성군은 지역 발전의 획기적인 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단지 조성 등으로 불 붙은 개발열기가 낙동강으로 이어질 경우보다 확실한 '시너지 효과' 기대되고 있다.

◆어떤 변화가 생기나

낙동강 물길 살리기 사업은 물 부족 해결과 홍수 등에 안정적인 대책을 마련하자는 것이 주목적이다. 현재 한국은 '물 부족 국가'로 2011년 약 8억㎥의 물이 모자랄 것으로 예상되고 지구 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물 부족사태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구시의 계획은 물 관리를 통한 수량 확보 및 수질 개선 사업은 크게 하천내 사업과 하천구역 바깥 사업으로 구분된다. 하천내 사업은 수량 확보를 위해 모래와 하천바닥에 가라앉아 있는 토사·오니 등 퇴적물을 걷어내고 물속에 보(洑)를 만들어 안정적인 수량을 확보하는 것이다. 낙동강 대구구간에 3천억원을 들여 낙동강 달성지역 58㎞ 이르는 구간에서 하상준설을 하며 강정과 구지(달성보) 2개소에 수중보를 만든다. 이렇게 되면 현재 너비 1㎞에 하천 중앙 200~300m에는 깊이 4~6m의 저수로가 생겨 4계절 물이 가득 차게 된다.

연계사업은 화원유원지와 구지 대니산에 이르는 제방을 50~100m에 보강해 그린슈퍼벨트를 만들어 이곳에 자전거길, 마라톤 코스, 녹지벨트,산책로 등으로 대구의 랜드마크로 만들 계획이다.

또 풍부해진 수량을 바탕으로 현재 무분별하게 훼손돼 있는 달성·하빈 습지를 복원하고 규모가 작은 삼리·목단습지 낫늪, 지동늪 등도 친수공간으로 살려 친환경 생태공원으로 변모하게 된다. 특히 하빈습지에는 인근 경북 성주군과 연계해 낙동강 오리섬 및 오리서식 환경을 조성하는 이른바 '낙동강 오리알'사업이 펼쳐진다.

여기다 하천구역 바깥지역인 논공 위천리에 물길 살리기 사업을 상징할만한 지식기반 자립형 신도시인 '에코워터폴리스'가 들어선다. 이곳에 수질·생태·기후변화에 대한 모니터링이 가능한 에코워터랜드를 만들고 이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며 생태연구소, 물환경연구소, 생태교육원 등도 만든다. 명곡~구지 달성2차산업단지를 연결하는 도시철도와 하빈면 봉촌리에 관광·레저단지 조성도 계획도 구상 중이다.

이종진 달성군수는 "화원유원지와 구지를 연결하는 슈퍼그린벨트와 에코워터폴리스가 건설되면 인근 비슬산 자락에 들어서는 현풍·유가지역의 '테크노폴리스'와 구지지역의 '사이언스 파크' 등 산업단지와 어우러져 인구가 30만명을 넘는 새로운 도시로 탈바꿈 할 것"이라며 " 달성이 대구경제의 핵심으로 그야말로 뉴프론티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없나

낙동강 물길 살리기는 지역 설명회 의견수렴을 거쳐 조만간 확정·발표될 예정이다. 그러나 10조원에 이르는 천문학적 사업비 확보가 관건이다. 2011년까지 1단계 사업인 하천정비 2조1천억원이 들어가는데 단기간에 많은 사업비를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숙제다. 또 낙동강 물길 살리기가 경부운하 추진의 연장선상에서 보는 환경·시민단체 및 정치권 등 부정적인 시각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여기다 지난달 대구지역설명회에서 ▷낙동강 살리기가 수질확보·개선에 촛점을 맞춰야 하는데 구조물이나 자전거 길 등 외형적인 사업에 지나치게 집착해서는 안 되며 ▷보 설치와 준설만으로 4계절 깨끗한 물이 흐르는 강이 될지 의문스럽고 ▷강 주변에 광범위하게 포진된 오염원을 차단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며 쏟아져 나오는 지적 등도 고려해야 한다. 달성군은 낙동강강변도로가 사업에서 제외될 경우 친수공간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진다며 보완책을 요구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강 살리기는 수질 수량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의 생활공간을 넓히고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라며 "제대로 될 경우 지역경제와 환경을 모두 살리고 지역 균형발전을 도모하는 한국형 녹색 뉴딜사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용우기자 ywpark@msnet.co.kr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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