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하의 골프 즐겨찾기] 이론에만 있고 실제는 없는 것

입력 2009-05-29 08:57:18

골프는 이론으로만 존재하고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부분이 많다. 왜냐하면 이론적으로는 하나하나 정밀하게 분석을 할 수 있지만 백스윙 탑에서 임팩트까지 속도가 0.01초 만에 이뤄지기 때문이다.

골프를 수학 공식에 종종 비유한다. 수학 공식을 모르면서 문제만 많이 풀어 암기해 봐야 문제 유형만 살짝 바꾸면 헷갈린다. 그러나 공식을 정확하게 알면 어떤 유형의 문제가 나오더라도 쉽게 정답을 찾아낼 수 있다. 기본기는 없는데 죽자 살자 공만 많이 치는 골퍼들이 여기에 속한다. 오른손 그립을 엎어 잡고 슬라이스가 난다고 투덜 거리면서도 오른손을 더 엎어 버린다. 그립의 기본을 조금만 알면 이런 무지한 행동은 하지 않는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첫째, 임팩트 소리를 왼쪽 귀로 들어야 한다. 현존하는 모든 골프 레슨 교재에는 임팩트 소리를 왼쪽 귀로 들으라는 구절이 있다. 우드나 롱아이언은 이해가 가지만 공을 발 가운데 두고 치는 미들 아이언이나 숏 아이언은 이 말에 해당되지 않는다. 그러나 실상은 모든 골프 스윙에 해당되는 사항이다.

여기에는 지연 히팅의 핵심이 들어있다. 골프 심리에는 임팩트 지역에서 임팩트를 할 때 프로 골퍼들을 제외하고 대부분 아마추어 골퍼들은 오른손을 빨리 푸는 동작 형태, 즉 엎어치는 스윙이 된다. 이는 드라이버가 심한 슬라이스나 땅볼, 숏 아이언이 '뒤땅'을 치게 되는 이유다. 그러나 공 위치보다 왼발 쪽으로 30cm 앞에서 임팩트를 하면 공의 정확성은 10배 이상 높아진다.

둘째, 임팩트 때 클럽페이스 각도를 만들어야 한다. 이론적으로 임팩트 때 클럽페이스 각도는 모든 클럽을 막론하고 공과 직각이 돼야 한다. 그러나 실제 이렇게 하면 클럽페이스 각도는 직각보다 더 닫기게 돼 공이 왼쪽으로 날아간다. 여기에도 스윙 동작의 연속성이 들어있다. 임팩트는 스윙의 지나가는 중간역이지, 종착역은 아니다. 다운스윙은 하체 리드에 의해서 리드미컬하게 이뤄져야 한다. 임팩트는 인위적으로 만들어 가는 동작이 아닌 것이다. 임팩트 때 클럽페이스 각도를 10도 정도 열어서 맞는다고 가정하고 연습하면 정확성이 몰라보게 좋아질 것이다.

셋째, 원포인트 레슨의 허와 실을 살펴야 한다. 골프는 연속성을 추구하는 운동이다. 한 동작이 좋아지려면 일관성을 가지고 연속적으로 한 동작을 한두 달 연습해야 한다. 몇 분 동안 원포인트 레슨을 받아서 좋아질 수 있는 운동이 아니다. 골프는 이론으로만 존재하고 현실에는 없는 것들이 많다. 스윙이 너무 빨리 이뤄지고 심리적인 요인이 많이 작용하는 운동이기 때문이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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