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수형 수도꼭지에 중수도 사용…절수 아이디어 쏟아져

입력 2009-05-26 09:02:29

[물을 아껴 씁시다] ⑥.끝-지자체의 절수방안

▲ 16일 대한주택공사 대구경북본부 직원들이 중수도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 16일 대한주택공사 대구경북본부 직원들이 중수도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공기업 등이 '물 아끼기'를 저탄소 녹색성장의 중요한 밑거름으로 보고 앞다퉈 대책을 내놓고 있다. 물 재활용과 절수 등을 통해 청사와 각종 시설물에서 사용하는 물의 양을 줄이는 한편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방안에 고심하고 있다.

2007년 준공된 대한주택공사 대구경북본부 사옥은 물 재활용의 모범 사례다. 이 건물은 신축 당시부터 '중수도' 시설을 설치해 물을 아끼고 있다. 중수도는 한 번 사용한 물을 생활용수나 공업용수로 다시 쓸 수 있도록 처리하는 시설. '상수(上水)'가 마시는 물, '하수(下水)'가 쓰고 버리는 물이라면 '중수(中水)'는 아껴쓰는 물인 셈이다. 주택공사 대구경북본부 사옥은 화장실 용수와 생활용수를 지하에 설치된 중수도 처리시설을 통해 정화한 뒤 저장탱크에 모았다가 각 층의 화장실과 조경용수로 공급하고 있다. 또한 지붕에 빗물 집수시설을 설치해 재이용하고, 지하에서 배출되는 지표수도 중수도로 활용 중이다. 그 결과 지난해 이 사옥에서 사용한 물 8천744t 가운데 3천285t을 중수도로 활용해 수돗물 사용량을 줄였다. 이는 전체 사용량의 37%에 이르는 수치. 주택공사 관계자는 "중수도 사용량만큼 상수도 비용을 줄일 수 있는데다 하수량이 줄어 하천 수질도 좋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각 지자체도 청사에서 사용하는 수돗물 사용량을 줄이고, 주민들을 대상으로 물 절약 캠페인을 벌이는 등 물 아끼기에 고심하고 있다. 대구 달서구청은 화장실 대변기와 세면기의 수압을 조절해 나오는 물의 양을 줄였다. 수도꼭지의 지름도 25mm에서 15mm로 바꿔 물이 적게 나오도록 했고, 화장실 변기 17곳에 물을 채운 페트병을 담가뒀다.

대구 수성구 수성아트피아는 조경용 야외분수의 물 교체 횟수를 줄여 절수에 성공했다. 2007년 10차례 교체했던 분수를 지난해에는 6회로 줄였고, 연간 수돗물 사용량도 500t에서 300t으로 40%나 감소했다. 교체된 물도 분무기를 통해 조경용수로 활용, 버려지는 물을 최소화했다.

동구청은 청사 내 모든 수도꼭지에 절수형 제품을 사용하는 한편, 아파트 신축 허가 때 각 가구의 수도꼭지에 절수형 제품을 사용토록 했다. 이를 통해 신축 허가가 난 아파트 2천가구에 절수형 수도가 설치됐다. 옛 건물 3만 가구에는 절수형 부품을 설치했다. 북구청도 일반 주택을 대상으로 지난 2년간 절수형 수도꼭지 1만1천759개를 보급했다.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위한 홍보 활동도 활발하다. 달서구청은 에너지와 물 절약을 위한 홍보물을 제작해 주민들에게 배포하기로 했다. 또한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개발해 보급하고 주민들의 자발적인 모임을 유도할 계획. 에너지 절약과 관련한 공모를 내 시민단체와 주민들의 참여도 늘일 생각이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없이는 저탄소 녹색성장 시대로 진입하기 어렵다"며 "단순한 절약 차원이 아니라 기후변화에 따른 대책 수준으로 각종 절수 방안을 종합적으로 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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