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알려면 무엇보다도 커피맛을 아는 게 중요하다. 커피의 맛을 알지 못하고서는 로스팅도, 추출도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커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커핑'(Cupping)이라고 한다. 커핑이란 커피의 본질적인 맛 테스트로, 그 순서는 냄새 맡기(Sniffing)에서 시작한다.
맛(Flavor)이란 모든 커피의 등급을 결정하는 커핑 때, 측정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커피의 맛을 전체적으로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따라서 커피 로스팅을 하기 이전에 커피 맛의 객관성을 찾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커피가 맛있다, 맛없다로 구분해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이 말은 어떤 객관성을 두고 하는 얘기가 아니다. 맛은 정밀하고 좋은 실험장비만 있으면 분명히 측정 가능하다. 그러나 맛을 장비로 분석하기에는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드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인간의 감각을 이용한 간단한 감각적 테스트를 하는 일반화, "맛이 있다" "맛이 없다"로 표현하는 것이다.
맛에는 분명히 객관성이 있어야 한다. 자기 맘대로 맛이 있다, 맛이 없다고 판단하고 말하는 사람이 대중을 상대로 커피숍을 열면 강요된 맛을 주장하게 되는 것이다. 자신이 커피맛을 모르면서도 가장 잘 아는 것처럼 으스대며 상업에만 치중하게 된다. 또 이런 사람이 커피 로스팅을 하면 객관성을 잃은 로스팅이 되고, 자신의 로스팅 기술이 최고인양 우기게 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표준적이고 객관적으로 평가된 맛을 잘 골라내는 사람이 특별히 인정받고, 또 커피학계에서 존경받고 있는 것이다. 좋은 커퍼(커피 감별사를 지칭)는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좋은 커피맛의 기준을 제시하고 또 알려주며, 평가를 하게 된다.
커피맛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맛'표에 나와 있는 항목을 적용하면 해 스스로 평가하면 가를 수 있다. 자칭 커피 전문가라는 일부 사람들이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 커피의 맛을 설명하지만 그게 전부이고 진실일 수는 없다.
커피맛을 모르는 빵 전문가나 요리 전문가, 차 전문가, 포도주나 술 전문가들이 맛보고 이야기하는 커피맛이 오히려 더 정확하다.
좋지 못한 맛에 길들여진 사람은 결코 좋은 맛을 알아내지 못한다.
커피를 접하면서 많은 커피의 맛과 향을 대하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어느새 커피의 맛을 미세하게 또 세밀하게 느끼고 설명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게 된다.
만약에 자기가 만든 맛 없는 커피를 두고, 맛 좋은 커피라고 우기는 사람이 있다면 집에서 혼자서 커피를 만들어 마시면 된다. 그렇지 않고 이런 사람이 커피숍을 할 경우엔 커피의 맛뿐만 아니라 문화 자체를 잘못 확산시킬 우려가 있다.
커피맛의 객관성을 확보해야 남에게 '커피의 맛'을 논할 수 있을 것이다.
이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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