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부동산 경기, 수성구 중대형 아파트에 묻다

입력 2009-05-21 06:00:00

▲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수성구 지역 중대형 미분양 아파트들이 최근 들어 서서히 줄고 있다. 주택업계에서는 신규 분양 및 입주 물량이 줄고 있어 수성구 아파트 가격이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수성구 지역 아파트단지.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수성구 지역 중대형 미분양 아파트들이 최근 들어 서서히 줄고 있다. 주택업계에서는 신규 분양 및 입주 물량이 줄고 있어 수성구 아파트 가격이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수성구 지역 아파트단지.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부동산 시장이 바닥권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면서 수성구 지역 중대형 아파트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성구 아파트 가격 회복 여부가 대구지역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데다 꿈적하지 않던 중대형 미분양 물량이 최근 들어 서서히 줄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 업계 관계자들은 "수성구 중대형 아파트 단지 중 상당수가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지난해 하반기부터 입주를 시작했지만 시장 침체에 따른 가격 하락과 분양가 인하를 요구하는 계약자 반발 등으로 낮은 입주율을 보여 왔다"며 "하지만 미분양 아파트 양도세 면제가 발표된 3월부터는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했다.

◆조금씩 높아지는 입주율

수성구 중대형 단지 중 핵심은 수성 3가 지역. 지난 2006년부터 잇따라 분양에 들어간 5개 단지 2천500가구 중 지난해 12월부터 3개 단지 1천700여가구가 입주를 시작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들 단지가 대구 맨해튼을 지향하며 3.3㎡당 분양가격이 1천200만원으로 대구 최고가를 기록한데다 전체 가구 중 158㎡(48평)가 넘는 중대형이 80%를 넘지만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지난겨울 미분양과 낮은 입주율로 몸살을 앓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3월 이후부터 입주 가구가 늘면서 롯데와 쌍용 단지 등의 경우 입주율이 40%대를 넘고 있다는 것이 시공사 측의 설명.

또 올해 대구 입주 아파트 중 규모가 가장 큰 수성구 상동 동일하이빌(1천400가구)도 분양가 인하를 둘러싼 시공사와 계약자 간 마찰로 두 달간 입주가 지연됐지만 양측이 합의를 보고 지난주부터 본격적인 입주를 시작했다.

시공사 관계자들은 "주택 시장 분위기가 조금씩 회복되고 입주 축하금 지급이나 새시 무료 설치 등 계약자를 대상으로 사실상 분양가 인하책을 제시하는 시공사가 늘면서 단지마다 입주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중대형 단지마다 미분양 물량이 30~40%에 이르고 있어 입주율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줄어드는 미분양

꿈쩍 않던 중대형 미분양 물량도 양도세 면제와 취득·등록세 경감, 수도권 집값 상승 등에 맞물려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5천161가구에 이르던 수성구 지역 미분양 아파트가 4월 말 기준으로는 4천589가구로 한 달 사이 572가구가 줄어들었다.

수성구 지역 미분양 아파트 중 전용면적 85㎡ 이상 중대형은 4천여 가구로 전체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지난해 가을철 이후 거의 줄지 않던 수성구 중대형 미분양이 3월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대책이 발표되고 시공사들이 조건 변경을 통한 분양가 할인에 나서면서 계약이 되고 있다"며 "한달 사이 500가구 계약은 2007년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미분양 감소 추세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5월 이후 조건 변경 등을 통해 미분양 판매에 나선 단지마다 상당한 계약실적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입주 때 계약 해지에다 계약금 이자(10%) 지급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건 두산동 SK리더스 뷰 단지의 경우 미분양 아파트 200여 가구를 신규 계약했으며 수성 3가 화성파크드림도 중도금 선납 제도를 도입해 실계약자에게 분양금 15~20% 정도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면서 100여건 정도의 계약 실적을 올렸다.

또 준공 후 미분양 단지들 중 일부도 시공사들이 분양가 인하에 나서면서 미분양 물량이 서서히 줄어들고 있는 상태다.

준공 미분양 아파트 판매에 나서고 있는 시공사 관계자는 "분양가 인하에도 불구 2월까지는 매수자 반응이 없었지만 양도세 면제 발표 이후 매수세가 늘기 시작한 뒤 이달 들어서는 계약 실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했다.

한편, 부동산 시장에서는 수성구 지역 신규 분양 물량이 없고 올해를 끝으로 중대형 아파트 입주 물량도 사라지는 만큼 경기 회복세만 뒷받침되면 수성구 중대형 아파트 가격이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공사 관계자들은 "수성구 지역 중대형 아파트 가격이 시장침체에다 입주 물량 증가로 타 도시와 비교하면 상당히 떨어져 있는 상태"라며 "현재 거래 시세가 공급자의 분양 원가 이하 수준인 만큼 가격이 서서히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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