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구문화재단 대표와 대구시의 과제

입력 2009-05-20 10:48:37

김순규 전 문화부 차관이 오늘 대구문화재단 초대 대표이사 자리에 앉았다. 지난 2개월여 동안 공정성 논란에다 인물난까지 겹쳐 인선 작업이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된 것이다. 나름의 역량을 쌓아 온 인사가 대표로 온 것은 지켜볼 일이다. 하지만 대구시가 인선 과정에서 보인 시스템상의 난맥은 향후에 미칠 영향이 작지 않다는 점에서 과제를 안겨준 것도 사실이다.

대구문화재단은 지역 문화예술의 육성과 발전을 선도하고 지원하는 핵심 센터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기관이다. 운영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한 단계 도약할지 아니면 변화 없이 그대로 흘러갈지 좌우되기 때문이다. 특히 초대 대표는 재단의 주춧돌을 놓고 마스터플랜 설정 등 그 역할이 막중하다. 따라서 대표직은 지역 문화에 대한 열정과 역량이 뒷받침되는 검증된 인물이 요구되는 것이다.

김 대표이사는 경력에서 보듯 공직의 대부분을 문화부에 몸담아 정책을 입안하고 조율했던 관료 출신이다. 퇴임 후 3년간 예술의 전당 이사장까지 역임해 문화 행정에 밝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막 출범한 재단의 조직'운영의 틀을 잡아 나가고, 부족한 기금을 모으는 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대구시가 고심 끝에 김 전 차관을 대표이사로 뽑은 것도 이런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려되는 것은 김 대표의 발탁을 두고 '지역 사정에 어두운 외부 인사'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없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불신의 간극을 해소하고 재단의 기초를 단단히 닦는 것은 그가 해내야 할 몫이다. 아울러 대구시는 인재풀 확보 등 인선 시스템을 대폭 정비해 난맥상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눈치나 보고 책임지지 않으려는 인선 풍토가 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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