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수상 영광?…혈세 수천만원 들여 '작업'

입력 2009-05-19 08:12:21

대구경북의 모든 지방자치단체들이 지난 2년 동안 월 평균 한번씩 상급기관에서 각종 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 평가와 포상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또 일부 지자체는 언론사나 민간단체에 홍보비나 심사비를 지급한 뒤 상을 받는 '돈 내고 상 받기'에 연간 수천만원씩을 퍼부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경실련과 참언론대구시민연대가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대구경북의 기초·광역단체 수상 내역을 분석한 결과 2007년과 2008년 2년 동안 대구시와 경북도는 각각 24개와 37개의 상을 받았으며 그 가운데 각각 22개, 30개가 중앙정부에서 수상한 것이었다.

대구의 8개 구·군은 2년 동안 194개(평균 24.3개), 경북의 23개 시·군은 607개(평균 26.4개)의 상을 받아 월 평균 1개꼴로 나타났다. 구미시(78개), 김천시(74개) 등은 월 평균 3개 이상을 받았다. 기초지자체들이 받은 상 역시 중앙부처와 대구시, 경북도 등 상급기관에서 받은 것이 90% 이상이었다.

두 시민단체는 "포상이 남발되면 가치가 떨어질 뿐만 아니라 지자체에 대한 통제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지자체의 행정력을 낭비하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게다가 민간단체나 언론사가 주최·주관한 상을 받은 경우 24개는 참가비, 심사비, 홍보비 등의 명목으로 100만원 이상을 지급한 것이어서 예산 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구시의 경우 지난해 11월 한국능률협회의 고객만족 경영대상을 받았지만 심사비와 연합홍보비로 3천3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존경받는 대한민국 CEO 대상을 받은 수성구와 달서구는 홍보비 등으로 각각 1천560만원과 880만원을 지불했다. 영주시는 지난해 5개의 상을 받으면서 5천만원 이상을 지급했으며 안동시는 2년 동안 4개의 상을 받으며 8천여만원을 썼다.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상식 수준 이상의 참가비나 심사비, 홍보비를 받고 시상하는 것은 그 취지와 상관없이 돈 받고 상 주기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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