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막통증후군 예방, 치료하려면

입력 2009-05-11 06:00:00

▲담, 근막통증후군을 예방
▲담, 근막통증후군을 예방'치료하기 위해선 자세를 바르게 하고 스트레칭을 자주 하며 무리하게 운동하지 않는 게 좋다. 매일신문 자료사진

흔히 '담'이라 불리는 근막통증후군은 한순간 몸과 정신을 무장해제시킨다. 자지러질 듯한 통증과 참을 수 없는 고통은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다. 조금 움직이거나 살짝 힘을 줘도 나타나는 감당할 수 없는 통증은 일상생활을 제대로 못할 정도다. 심지어 갑작스런 통증으로 주저앉거나 비명을 지르기도 한다. 담은 잠을 자다가 또는 운동, 노동 중에 갑자기 근육이 긴장되면서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심각한 병이 아닌 듯하지만 쉽게 생각하고 넘길 병도 아니다. 몸 전체의 통증 원인 중 가장 흔한 게 근육통이고, 근육통의 원인 중에서 가장 발생빈도가 높은 것이 근막통증후군일 정도로 다빈도 질환이다. 누구에게나, 언제든 나타날 수 있는 담, 어떻게 예방하고 치료해야 할까.

◆담, 근막통증후군이란

양방에선 담을 근육 막에 문제가 생기는 병으로 보고, 근막통증후군이라 부른다. 주로 근육을 무리하게 사용한 뒤 단일 근육에 생긴 급성 통증을 근막통증후군으로 분류한다. 한방에서의 '담'은 많은 질환의 원인이다. '십병구담', 즉 '열 가지 병 중 아홉 가지는 담이 원인'이라고 할 만큼 질병 발생에 있어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한다. 근육 계통 질환으로 의미를 국한시키면 양방에서 말하는 '근막통증후군'과 비슷하다. 다만 한방에선 담을 습기, 냉기, 열기 등 병적인 기운과 합쳐져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습담, 한담, 열담 등으로 구분한다. 습담은 통증 부위가 부은 듯한 느낌이 들고 비가 오거나 흐린 날 증상이 더 심해지고, 한담은 아침 등 찬 기운을 접하면 더 악화된다. 열담은 통증 부위가 화끈거리기도 하고 염증처럼 쑤시듯이 아픈 증상을 나타내는 게 보통이다. 또 기와 혈이 허약해 순환이 안 돼 발생하는 경우도 있는데 과로하거나 피로할 때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원인 및 증상

양'한방 모두 잘못된 자세, 무리한 운동 등으로 근육이 지나치게 긴장하고 스트레스를 받아 담이 생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운동이나 힘쓰는 일을 지나치게 많이 하거나 같은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할 경우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해 신진대사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 근육이 수축되면 근육 속 신경이 눌리고 혈관이 압박되면서 근육 내 젖산 등 통증 물질이 순환 배출되지 못해 근육 내에 축적되고, 근육에 붙은 골막이 자극을 받아 통증이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통증은 모든 부위에서 나타날 수 있지만 주로 목이나 어깨, 등, 날개뼈, 허리 등의 부위에 많이 발생한다. 방치할 경우 증상이 더 심해지고 다른 부위까지 퍼질 수 있기 때문에 빨리 치료받는 게 좋다.

통증 때문에 숙면을 취하기 어려울 경우 수면 부족으로 통증이 더 심해지는 등 악순환이 반복될 수도 있다. 또 급성 통증이 지속될 경우 다른 주위 근육으로 퍼져 만성 통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나쁜 자세나 근육의 불균형, 골격계의 비대칭 등의 원인으로 주위 근육이 스트레스를 받아 근육 기능의 이상과 통증을 전파하게 되는 것. 이 밖에 빈혈, 내분비계 이상, 갑상선 기능 저하, 비타민 결핍 등 전신 질환도 근육 대사에 에너지 공급을 저해해 통증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방적 예방 및 치료법

한방의 대표적인 담 치료 방법은 침과 뜸이다. 약침이나 습포 요법으로 효과를 보기도 한다. 증상이 나타난 지 오래됐거나 심한 경우엔 습기, 냉기, 열기 등 원인에 따른 치료를 해야 효과를 볼 수 있고 재발도 막을 수 있다. 이 경우엔 약재로 근본적인 원인 치료를 하는데 습담의 경우엔 율무, 열담은 인동초(금은화), 냉담은 계피나무의 가지, 기와 혈이 허약한 경우는 당귀, 인삼 등이 많이 사용된다.

또 담을 치료하기 위해선 바른 자세 유지나 스트레칭, 운동 요법을 병행하는 것도 중요하다. 근육을 꾸준히 수축'이완해야 신진대사를 활성화하고 노폐물도 제거해 맑은 혈액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깅 등 유산소운동과 근육을 이완'수축시킬 수 있는 스트레칭 등이 좋다. 또 옆으로 기대 앉거나 글을 쓸 때 머리를 옆으로 돌리는 자세, 텔레비전을 볼 때 목을 꺾어서 보거나 허리만 굽혀 물건을 한번에 드는 자세를 피해야 한다. 가방을 한쪽 어깨에만 메는 것도 좋지 않다.

담을 예방하기 위해선 축구나 테니스, 배드민턴, 골프 등 근육을 많이 쓰는 운동을 할 때 반드시 스트레칭을 하고 끝난 뒤에도 땀이 약간 날 정도의 스트레칭을 해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게 좋다. 운동 후 모과차나 신선한 과일주스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되고, 약간 비만하거나 열이 많은 사람의 경우는 칡차도 효과적이다.

◆양방적 예방 및 치료법

기존의 영상 검사법으로는 근막통증후군을 진단하기 힘들어 임상적 진찰 소견에 기초해 진단한다. 근막통증후군이 발생한 근육에서 짧고 뭉쳐진 덩어리 형태의 딱딱한 통증 유발점이 손가락으로 만져지기 때문이다. 통증 유발점을 손가락으로 자극하면 국소적으로 근육이 움찔하며 수축하는 반응과 함께 평소 환자가 느끼는 통증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통증 유발점이 위치한 근육 주위 통증 외 다른 부위까지 통증이 퍼져나가는 방사통 양상을 띠기도 한다.

치료를 위해선 먼저 나쁜 자세와 근육에 무리가 되는 동작을 피해야 한다. 불필요하게 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비타민 결핍도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비타민B가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스트레칭을 자주 하고 같은 자세를 유지하지 말고 수시로 바꾸는 것도 도움이 된다. 열이나 전기 자극, 마사지 등 물리 치료도 근육통 감소 및 근육의 정상 운동 범위 회복에 효과적이다. 통증 유발점에 국소 마취제와 포도당액을 함께 근육 주사하거나 냉각식 분무기를 이용, 근육을 반사적으로 이완시킨 뒤 크게 스트레칭하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손가락으로 통증 유발점을 1분 동안 15㎏ 이상의 압력으로 누르는 허혈성 압박 등도 환자가 직접 할 수 있는 치료 방법이다.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도움말'박기영 대구가톨릭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김영태 대구시한의사회 학술이사(문성한방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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