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위원칼럼] 지역민을 위한 지역 언론

입력 2009-05-07 11:00:58

미디어(media)는 정보를 시간적, 공간적으로 이동시켜 주는 통로 또는 매개체이다.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이동 또는 전달되는 것을 우리는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 의사소통)이라고 한다. 신문은 사회 통합, 질서유지, 사회 변화를 꾀하며 사실보도, 비판과 해석, 계도, 오락의 기능을 하고 있다.

우리는 얼마 전 배우 故(고) 최진실의 죽음을 접하면서 강한 충격을 받았었다. 사실이 아닌 내용을 확인도 하지 않고, 누구나가 손쉽게 주고받는 작은 메신저 창을 통해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내용이 일파만파로 퍼져나갔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통해 불확실한 사실이 급속도로 전파돼 불행한 사태가 일어나는 것을 지켜보면서 언론이 정확하고 공정해야 한다는 의미를 되새긴다.

언론은 스포츠 경기와 비슷하다. 구독자가 있듯, 관중이 있고, 사실과 진실을 전달하듯, 경기장에서는 상대 선수가 있고, 모든 경기에는 심판이 있다. 언론 또한 사회 정의의 실현을 위해 날카로운 펜 끝을 세우듯, 선수들도 끊임없이 굵은 땀을 흘려낸다.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으나 가장 기본적인 윤리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정정당당하게 최선을 다해 뛴 선수는 결과가 패배라 할지라도 우리는 승리 때보다 더 큰 박수를 보낸다. 상대방 선수를 비방하며, 비위를 거스르는 심리전, 심판이 보지 않는 곳에서 반칙으로 이긴 경기에는 이겨도 야유를 면할 수 없듯 결과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과정 자체가 선하고 올바르게 서야 하기 때문이다.

언론이 정정당당하다는 것은 어떠한 힘이나 사사로운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사실 그대로를 냉철하게 보는 것을 말한다. 어떤 외압이나 눈치를 보지 않고, 지역 신문으로서 지역민을 위한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는 것이야말로 지역민을 위한 올바른 언론의 자세일 것이다.

매일신문은 우리 지역민을 대변하는 신문사로서 지역 소식의 새로운 창을 열어야 한다. 신문이 신문다워야 한다는 생각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우선 지역 신문이 중앙 메이저급 신문사와의 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구독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채로운 읽을 거리와 지역민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줄 수 있는 속시원한 기사가 많아지고, 지역 색깔을 가진 자구책이 필요하다.

굳이 틀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신문도 변화가 필요하다. 기사 배치나 구조가 파격적이고 신선했으면 한다. 재미와 흥미를 유발하는 사건이나 기사, 지역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중요한 일정, 대회 혹은 문화나 스포츠가 1면을 장식하여도 좋을 것이다. 노년층 구독자들을 배려하여 글자 크기가 지금보다 조금만 더 컸으면 좋겠다.

내용은 기획 취재나 이미 벌어진 사건, 사실을 전달하기보다, 기자의 모든 레이더망을 총동원해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으나 잘 알려지지 않은 사건을 적극적으로 파헤치며 외부 압력에서 자유롭게 심층취재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다양한 채널을 통해 비판과 해석을 통한 독자의 생각이나 의견이 자유롭게 교환된다면 지역민의 관심사나 희망을 주는 소식이 뭔지,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다른 신문과의 차별화이며, 지역 신문만의 특색이라고 할 수 있다.

경제가 얼마나 어려운지 주부들은 가계부를 펼쳐놓고 콩나물, 두부값을 비교해가며 장을 본다고 한다. 배달우유며 신문을 끊고 아이들 학원까지 끊는 등 한푼이라도 절약하기 위해서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당연한 결과다. 그러나 이렇게 어려울수록 정보를 대할 기회마저 접어버리는 것이 못내 씁쓸하다. 신문사가 살아남기 위해서 보수적인 경향을 버리고 끊임없이 진화해 대대적으로 변해야 한다. 독자의 소리에 진심으로 귀기울여, 한 달 구독료가 아깝지 않도록 알찬 정보가 가득하고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좋은 기사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이 되어 지역민의 마음에 웃음꽃을 피워주기 바란다. 대구광역시 생활체육협의회

신 재 득(대구광역시 생활체육협의회 상임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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