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완구]역사-로보트태권V~뽀로로까지

입력 2009-04-30 06:00:00

완구의 역사는 꽤 오래됐다.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로마시대에 이미 소리나는 것부터 동물모양, 인형 등 지금 애용되고 있는 각종 완구가 존재했다. 특히 18세기 중엽에는 완구놀이가 성행했다. 독일 뉘른베르크에서 첫 선을 보인 주석으로 만든 병정인형은 유럽 전역에 퍼져 크게 유행했다. 18세기 말과 19세기에 걸쳐서는 양철판으로 만든 금속완구가 대량 생산됐다. 1851년 런던대박람회에서는 과학 지식을 보급하기 위한 이공(理工)완구가 많이 출품, 인기를 모았으며 교육완구도 이 무렵 등장했다.

산업기술이 발전하면서 장난감도 진화하고 있다. 과거 모형을 단순히 본뜬 장난감이 주류였지만 지금은 디지털기술이 접목된 똑똑한 장난감이 대세다. 리모컨으로 갖가지 동작을 조절할 수 있는 모형완구, 각종 소리를 들려주는 인형, 퀴즈를 풀면서 영어를 익힐 수 있는 장난감 등 어른들도 호감을 가질 수 있을 정도로 수준이 높아졌다.

요즘 완구는 재료에 따라 금속'셀룰로이드'고무'유리'플라스틱'목제'봉제'도자기'죽제'골제'종합완구 등으로 구분된다. 용도에 따라서는 인형'유아'음향'게임'수예'모방'승용물'동물'운동'지능'학습'과학'취미완구 등으로 나누어진다.

우리나라의 경우 1960년대만 해도 아이들이 가지고 놀만한 완구가 거의 없었다. 구슬과 못쓰는 종이를 활용해 만든 딱지 등이 유일한 장난감이었다. 완구는 일부 부유층 자녀가 아니면 구경하기 힘든 물건이었다. 역사 속 용어가 된 '보릿고개'가 있었던 시절인 만큼 먹고살기 바빠 아이들 장난감에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완구의 대중화는 TV 보급과 맞물려 있다. 1970년대부터 TV가 안방을 점유하면서 애니메이션이 동심을 사로잡았고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활용한 완구문화도 싹트기 시작했다. 1970년대 남자 아이들이 가장 갖고 싶었던 완구는 '마징가Z'였다. 1975년 TV를 통해 방영된 일본 애니메이션 '마징가Z'의 선풍적인 인기 때문이었다. 조잡하게 만든 것부터 버튼을 누르면 만화에서처럼 주먹이 날아가는 고급사양을 갖춘 제품까지 다양한 '마징가Z'가 어린이들의 마음을 빼앗았다.

'마징가Z'의 인기는 이후 한국 애니메이션 주인공인 '로보트 태권V'로 이어졌다. 태권V의 주특기는 이단옆차기. 태권V 장난감으로 이단옆차기 흉내를 내면서 적을 무찌르는 놀이는 남자아이라면 한번쯤 해본 것이었다. 아톰'짱가'그렌다이저'마루치아라치 등도 1970년대부터 유행한 만화캐릭터 완구였다. 또 만화캐릭터가 그려진 동그란 종이딱지도 빼놓을 수 없는 추억의 장난감이다.

1970, 80년대 여자아이들은 공기'고무줄과 함께 인형놀이에 심취해 있었다. 가위로 오려서 놀던 종이인형세트는 가장 인기 있었던 장난감 중 하나였다. 부모님을 졸라도 사주지 않을 경우 종이에 그림을 그린 뒤 오려서 인형놀이를 했다. 1959년 미국 마텔사에서 처음 만든 바비인형은 어린이날 여자어린이에게 최고의 선물이었지만 흔히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1980년대에는 모터로 작동하는 장난감 자동차가 본격적으로 출시되기 시작했으며 1984년에는 조립식 블록완구 레고가 한국에 진출했다. 이 시기 유행한 만화 캐릭터 완구는 캔디'독수리오형제'미키마우스'톰과제리'이상한나라의삐삐 등이었다. 1980년대 후반에 나온 엑스카이저'동물농장 등도 추억샘을 자극하는 상품들이다.

1990년대에는 포켓몬스터 바람이 불었다. 아이들 사이에서는 스티커 모으기가 유행했다. 세일러문'피구왕통기'아기공룡둘리 등의 완구도 1990년대를 풍미했다. 요즘 아이들이 선호하는 최고의 장난감 자리는 뽀롱뽀롱 뽀로로, 방귀대장 뿡뿡이, 개구리중사 캐로로, 토마스와 친구들 등이 차지하고 있다. 보통 이야기 구조를 가진 다양한 시리즈 형태로 출시되고 있다. 특히 2003년 유아용 TV애니메이션으로 탄생한 뽀롱뽀롱 뽀로로는 해외에 수출돼 많은 로열티 수입을 안겨주며 한국 애니메이션의 자존심을 지켜나가고 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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