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돋보기] 지구 100바퀴 달린 '환경 스페셜' 10년

입력 2009-04-29 08:25:46

KBS1 '환경 스페셜' 29일 오후 10시

1999년 5월 5일 '1999 봄, 깨어남'으로 첫 방송을 시작한 환경 스페셜이 10주년을 맞았다. 참여한 PD는 169명, 촬영 테이프 개수 5만여개, 취재 거리는 지구 100바퀴가 넘는다.

10년 동안 환경 스페셜은 한반도 곳곳에서 살아가는 생명들의 경이로운 세계를 기록하고 이들을 지키는 환경 파수꾼의 역할을 해냈다. 사람들의 관심 밖이었던 서해의 최북단 섬 백령도가 물범의 섬으로 알려진 것도 환경 스페셜을 통해서였다. 2004년 5월 백령도 물범의 생태를 알리고 최초로 물범의 이동 경로를 추적해내는 성과를 올렸다. 이후 백령도는 물범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야생 동물의 생태를 기록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방송 초기 생태 촬영에 대한 노하우가 없어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새로운 장비와 특수촬영 기법의 개발로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야생 동물의 세계와 찰나의 순간까지 화면에 담게 됐다.

2002년 1월 1일 방송된 '자연 다큐멘터리-숲'편에서는 꽃이 피고, 단풍이 지는 등 오랜 시간에 걸쳐 변화하는 숲의 세계를 미속 촬영을 통해 압축해서 보여줌으로써 다큐멘터리 촬영기법의 새 지평을 열었다. 아울러 찰나의 순간에 벌어지는 수리부엉이의 사냥, 하늘다람쥐의 비행, 짱둥어의 움직임 등은 시간을 늘려 보여주는 초고속 촬영을 통해 인간의 눈으로 규명할 수 없는 야생 세계의 신비를 벗겨내기도 했다.

해안 준설로 난데없이 파리떼의 습격을 받은 마을의 모습을 기록한 '파리떼, 마을을 습격하다'. 개발에 맞서 두꺼비 서식지를 살리기 위한 행보를 기록한 '긴급생태보고-원흥이 방죽 두꺼비'. 그리고 무분별하게 들여온 외래종 동물들이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현장을 보여준 '미시시피 붉은귀거북, 한강을 점령하다'와 '낯선 침입자, 뉴트리아' 등도 호평을 받았다. 특히 뉴트리아는 방송이 나간 다음날, 환경유해종 2급으로 판정받기도 했다.

환경 스페셜이 10주년을 맞은 현재도 점점 숲은 파괴되고 강과 바다는 오염되고, 공기는 더러워지고 지구에서 많은 생명들이 사라져 가고 있다. KBS1 TV '환경 스페셜 10주년 기획-제1편 생명의 파수꾼'(29일 오후 10시)에서 환경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본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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