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문화재단 대표이사와 대구FC단장 선임이 우여곡절을 겪고 있다. 문화재단 대표는 일부 심사위원들의 비상식적이고도 편파적인 평가가, 대구FC단장은 유력 지원자의 하자가 일단은 파행의 표면적인 원인이다.
난처한 대구시는 문화재단 대표 선임권을 재단 이사회에 맡겨 새로 뽑도록 했다. 이사회는 다시 후보군을 5명 정도로 압축했지만 대구시가 교통정리를 하지 않고서는 해결되지 않을 조짐이다. 얼마전 대구시장이 나서 특정인에게 자리를 맡아달라고 요청했지만 당사자는 아직 묵묵부답이다.
대구FC단장도 이사회에서 특정인이 많은 지지를 받았지만 개인문제로 최종 낙점될 지는 미지수다. 이사회가 미처 정밀한 검증을 하지 못한 탓이다.
최근 확정된 전국 호환이 가능한 신교통카드 사업시행자 선정, 관광안내정보서비스 구축사업(U-Torpia)도 절차상으로는 공정(公正)하다. 모두 관계 전문가들로, 또 지역사정에서 자유로운 외지 전문가들을 다수 포함시켜 불공정 시비를 차단했다.
신교통카드 사업자는 지역 업체들이 다수 참여한 컨소시엄과 서울의 대기업 컨소시엄이 경쟁해 서울 대기업군이 큰 점수차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교통카드 사업자로 선정되면 향후 많은 부가사업들을 펼칠 수 있어 한 컨소시엄은 대구시에 다양한 '당근'을 제시했다는 후문도 들린다.
관광정보시스템도 10억원에 불과한 프로젝트지만 지역 업체와 국내 굴지의 회사가 대결했다. 자본력, 기술력, 수주실적 등에서 앞선 최대 통신업체가 선정되는 것은 불문가지. 그러나 탈락한 업체는 맞붙은 업체가 부산, 통영 등지에서 같은 사업을 했지만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고 이 분야에 관한 한 기술력이 대기업에 뒤질 것이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물론 두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절차상 하자는 없어 보인다.
대구시 경제 관련 기관장들도 모두 공모로 선임하고 있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지역에 연고가 없는 외지인 경우 그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들이지만 짧은 임기, 소신껏 일하기 힘든 분위기 때문에 업무수행에 실망스런 경우가 많았다. 다소 주관적인 잣대이긴 하지만 지역 사회를 위해 얼마나 열정을 갖고 일할 것인가는 검증도 안 되고 또 고려사항도 아니었다.
대구시 담당자들 입장에서 구설에 오르고, 시비거리를 없애기 위해 사업자 선정과 인선에 이른바 전문가 집단을 활용한 심사위원단에 맡기는 것이 '안전'하고 속 편한 방편일 것이다. 앞에 언급한 사업자 선정에서 수주 업체는 경쟁업체들보다 월등한 점수차로 선정돼 이를 시비 걸 일은 아니다.
하지만 '공정(公正) 만능'이 가져다 주는 함정도 있다. 지역 업체들이 외지의 대기업과 경쟁할 경우 겉으로 드러나는 지표만을 들이대면 판판이 기회가 없게 된다. 역량과 기술력만 담보되면 지역 업체에 더 기회를 주는 평가시스템, 평가지표의 적극적인 해석 등을 고민해 봐야 할 때다.
단물만 빼먹고 지역 사회에 기여는 하지 않는 거대기업들이 지역을 휩쓸고 다니는 것을 방관하는 것은 결과에 대한 무관심이자. 책임의식의 결핍이기도 하다.
중앙정부를 향해 지역 균형발전을 소리 높여 외치면서 정작 내부에서는 지역에 보탬이 되는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또 다른 직무유기다.
이춘수(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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