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가정의 달을 앞두고 서민들의 가슴은 무겁다. 얇아진 주머니 때문에 1일부터 시작되는 '황금연휴'와 어린이날·어버이날·스승의 날·성년의 날 등 줄줄이 이어진 '5월의 행사'가 부담스럽기 때문. 반면 유통업계는 '반짝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잔인한 5월?
12년차 주부 전모(36·수성구 지산동)씨는 달력만 보면 머리가 지끈거린다. 각종기념일에 휴일·공휴일이 많아 5월은 '직장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달'이라는 얘기까지 나오지만 살림을 맡은 주부 입장에서는 걱정이 앞선다.
전씨는 "어린이날 초등학교 4학년과 1학년인 두 아이를 데리고 놀이공원이라도 다녀오려면 적어도 15만원의 지출은 예상해야 한다"며 "아이들은 사파리가 있는 수도권 놀이공원으로 가자고 조르지만 30만원으로도 모자랄 판이어서 포기했다. 곧이어 어버이날인데 돈을 막 쓸 수 없지 않나"고 했다.
주부 정모(38)씨는 "스승의 날 선물을 외면할 자신이 없다"면서도 "올해는 상품권도 부담스러워 적당한 선에서 준비를 하고 싶지만 다른 학부모들이 뭘 선물할지 몰라 고민된다"고 말했다.
갓 결혼한 새색시 임모(31)씨 역시 다가오는 5월이 부담스럽긴 마찬가지. 결혼을 하면서 어버이날 부담도 두 배로 커졌기 때문이다. 임씨는 "처음 맞는 어버이날인데 선물만 달랑 드릴 수도, 돈봉투만 드리기도 어렵다. 결혼 전에는 어버이날이 이렇게 신경 쓰이는 날인지 몰랐다"며 걱정했다.
'계절의 여왕' 5월에 집중돼 있는 결혼축의금도 가계에는 큰 부담이다. 회사원 최모(34)씨는 "5월에 청첩장을 3장이나 받았고 아내가 받은 것을 합하면 5장"이라며 "다들 결혼식에 찾아와준 고마운 친구들이어서 당연히 축의금을 내고 축하해야 하지만 한꺼번에 몰리니 부담스럽다"며 "이번 달 가계부는 적자일 것 같다"고 했다.
◆특수 기대하는 유통업계
반면 유통업계는 '5월 특수'를 기대하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소비재 판매액지수가 바닥을 찍고 상승세로 돌아서 5월을 매출 회복의 기회로 보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5월의 경우 불황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8%가량 매출이 증가했다"며 "아직 소비불안심리가 남아 있어 저가품과 고가품으로 상품을 이원화해 선택의 폭을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아백화점이 가정의 달을 맞아 482명을 대상으로 인터넷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소비자들은 자녀와 부모님 선물 또는 외식비로 10만~20만원대(47%) 지출을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10만원 미만(24%), 20만~30만원(18%), 30만~50만원(1%) 순이었다. 소비자들은 가정의 달 기념일 중 어버이날(75%)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그 다음으로 어린이날(18%)을 꼽았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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